“성인지 교육으로 남성 스스로가 자신은 성폭력을 가하는 남성과는 다른 부류의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도록 해야 한다.”
지난해 2월 여성가족부 산하 양성평등교육진흥원(양평원)에서 개발, 제작한 성평등 콘텐츠 플랫폼 ‘젠더온’에 올라온 영상에서 나윤경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이 한 말이다.
나 원장은 영상에서 “한국 여성들은 ‘아빠 빼고 남자는 다 늑대’라는 소리를 주로 아버지(남성)에게 듣고 자란다”며 “여성들의 의심에 기분 나빠하기보다 자신은 나쁜 남성과 다른 사람임을 증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은 시민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해당 영상이 일부 학교에서 교육용으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됐다.
“스스로 잠재적 가해자 아님을 정성스레 증명해야”
나 원장은 영상에서 “적지 않은 수의 남성들이 성인지 교욱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왜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 취급하냐고 항변하며 성인지 교육을 거부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운을 뗐다.
나 원장은 “(남성의) 성폭력에 대한 의심과 경계가 여성의 생존 확률을 높인다”면서 “남성들은 그 의심을 기분 나빠하기보다는 자신은 나쁜 남성들과는 다른 사람임을 증명하며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교육했다.
이어 남성들 스스로가 성폭력 가해자인 남성들과 달리 본인들이 다른 사람임을 정성스레 증명하려는 노력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 원장은 “성인지 교육은 남성들을 잠재적 가해자로 의심해서 행하는 교육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남성 스스로가 자신은 성폭력을 가하는 남성과는 다른 부류의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려는 노력을 돕는 교육”이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을 본 일부 네티즌들은 모든 남성을 범죄자 취급하는 것에 불편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네티즌은 “남성에게 가해자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교육내용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양평원 측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곧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