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빠르게 백신 접종을 진행한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렸던 봉쇄령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기 시작했다. 봉쇄령 완화 조치가 시작된 첫날 영국 주요 도시의 야외 술집과 식당, 상점 등은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쳐 있다가 모처럼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런던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미용실, 식당 등은 정부의 봉쇄 완화 조치에 따라 영업을 재개했다. 예약 손님을 받는 일부 펍이나 옷가게에선 개장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이 현지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영국 내 거리는 온통 파티 분위기였다.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환한 모습으로 술잔을 기울이거나 쇼핑백을 든 채 거리를 누볐다. 무료봉사를 재개한 런던의 한 미용실은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영국은 지난 1월 변이 코로나 발생 이후 전면적인 봉쇄령을 실시했고, 이후 3개월 동안 빠른 속도로 백신을 보급하는데 집중했다.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영국에서 백신을 1회 이상 맞은 사람은 3219만명이다. 영국 전체 인구(약 6700만명)의 절반 이상인 58.5%가 백신을 접종한 셈이다. 2차 접종까지 마친 이들도 765만명에 달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9개의 가장 위험한 그룹의 모든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했다”며 “매우 중대한 이정표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필수적인 2차 투여를 마치고, 7월 말까지 모든 성인에게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목표에 다가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빠른 백신 보급과 강력한 봉쇄 조치를 통해 신규 확진자 수가 크게 줄였다. 지난 1월 초 약 7만명에 육박했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1일 기준 1730명으로 급감했다.
영국은 국민 상당수가 항체를 갖게 돼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는 집단 면역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유니버시티칼리지오브런던(UCL) 연구팀은 전날 코로나 면역력을 가진 영국 국민의 비율이 73.4%에 도달하면서 영국이 집단 면역에 성공할 거라는 예측 결과를 내놨다.
현재 영국에선 화이자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이뤄진 상황이다. 오는 7월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1회차 백신 접종을 끝내기 위해 50세 미만을 대상으로 모더나 백신 접종도 진행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