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코스피 동학개미 손에 달렸다?… 관건은 3200 돌파 여부

입력 2021-04-13 16:05

샀다 팔기를 반복 중인 개인투자자들이 추세적 매수로 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밀어 올리기 위해서는 먼저 외국인이 코스피를 3200선까지 끌고 가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에서 “코스피는 먼저 외국인이 끌어서 전고점을 두드리고 이후 개인이 밀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종가 기준 전고점은 지난 1월 25일의 3208.99다. 장중 최고치는 같은 달 11일의 3266.23이다.

김 연구원은 개인의 적극적 매수 심리가 살아나려면 코스피가 앞으로 한 달 안에 3200을 넘어서야 할 것으로 봤다. 이 선을 돌파하면 개인이 기존에 보유 중인 주식이 이익 구간에 들어서는 만큼 더욱 자신감을 갖고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가장 많이 사 모은 주가지수 구간은 코스피 3100~3200”이라며 “즉 현재 주가지수는 개인이 원금 회복 시 매물을 내놓는 구간이라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개인은 지난 2월 중순부터 주가가 빠지면 사고, 오르면 파는 방식으로 변동성 장세에 대응하고 있다. 추가 상승을 노리고 오르는 주식에 따라붙는 ‘추종 매매’에서 단기 차익 실현에 초점을 맞춘 ‘박스권 매매’로 전환한 것이다.

김 연구원은 “주가 조정기에 개인 투자자들은 박스권 매매를 보이는 반면 주가 상승기에는 주가 상승률과 개인 순매수 간 역의 상관관계가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개인은 추세적 상승 흐름이라고 판단하면 단기 주가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강한 매수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주식시장은 최근 2개월 중 상승한 날의 비율이 70%일 때 개인 자금 유입이 가팔라졌다. 지난해 3, 7, 11월 해당 비율이 저점에서 70%까지 반등하는 데 걸린 기간은 각각 68, 41, 54일이었다. 현재는 지난달 23일을 저점으로 20일째 반등 중이다.

개인이 보수적 매매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코스피가 3200을 넘어설 때까지 국내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할 주체는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의 계속되는 매도 행진에 기관 수급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국내 주식시장 상승은 개인과 외국인이 주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 2~3월 외국인 매도를 자극했던 중국발 긴축 우려,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 등은 이제 진정 국면에 접어든 분위기다. 세계적 경기 회복과 함께 한국 수출 개선세가 두드러진 데다 코스피 이익 전망치도 꾸준히 상향 조정 중이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지만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인 만큼 충격은 전보다 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금융 불안이 완화되면서 이달부터는 외국인 매매 방향이 순유입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코스피 지수는 단기에 외국인 자금의 유입에 따른 전고점 돌파를 타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