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해양에 방류하기로 결정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에는 유전자 변형, 생식기능 저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삼중수소(트리튬)가 들어있다. 일본 측 주장과 달리 다핵종제거설비(ALPS)로도 완벽히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염수에 들어있는 삼중수소는 체내 피폭을 유발할 수 있는 방사성 유해물질이다. 주변 환경에 따라 물 분자로 산화하기도 하지만 유기물과 합쳐지는 경우 장기간 남게 된다. 삼중수소가 바다에 뿌려지면 한국을 포함해 중국 등 인근 국가에 서식하는 수산물에 흡수되고 결국 이를 섭취한 인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삼중수소의 핵종 전환은 더 큰 문제다. 삼중수소는 수소나 중수소와 다르게 결합이 단단하지 않아 붕괴하는 과정에서 방사선을 내뿜으며 헬륨3으로 변한다. 삼중수소가 인체에 침투한 후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핵종 전환이 발생하는데 이때 유전자가 변형되거나 정상 세포가 죽게 돼 생식기능 저하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일본은 ALPS 등으로 인체에 영향이 없는 수준까지 방사성 유해물질을 제거해 방류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펴낸 자료에 따르면 다핵종제거설비로 처리한 115만t의 오염수 중 안전 기준치를 통과한 건 30%뿐이었다. 나머지에서는 스트론튬90이 검출됐다. 스트론튬90은 인체에 가장 위험한 것으로 알려진 핵분열 생성물질이다. 체내 흡수가 쉽고 극소량으로도 골육종이나 백혈병을 일으킬 수 있다.
탄소14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방사성 물질이다. 그린피스가 지난해 10월 발간한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위기의 현실’ 보고서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1차 정화 처리를 마친 오염수에서 스트론튬90 외에도 고농도의 탄소14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탄소14는 생물에 축적되는 방사성 물질로 유전적 돌연변이를 만들 수 있다. 반감기는 5730년으로 매우 길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관계자는 “물은 확산력이 뛰어나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며 “미세한 양이라도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어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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