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모텔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생후 2개월 부모의 행방이 모두 드러났다. 아버지는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 중이며, 어머니는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됐다가 이미 구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에서 13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생후 2개월 A양의 친모 B씨는 지난 6일 사기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한 행정복지센터 공무원이 A양 부모와 일주일 넘게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공문을 보내 소재지를 확인해 달라며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이 수소문 끝에 해당 모텔에 머물던 B씨를 체포한 것이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올해부터 A양의 오빠(2)가 보건복지부의 ‘e아동행복지원’ 대상에 포함돼 지난달부터 A양 부모에게 계속 연락을 했었다”며 “전화는 꺼져있는 데다 문자 메시지 답장은 없었고 주소지로 등록된 빌라에도 찾아갔으나 문이 잠겨있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B씨의 인적 사항으로 신원 조회를 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그를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한 사실을 확인했다. B씨는 곧바로 검찰에 인계됐으며 현재 구속돼 구치소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 검거 당시 모텔에는 A양 남매가 함께 있었다. 그러나 아동학대를 당한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동행한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B씨가 경찰에 연행돼 간 뒤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했더니 건강해 보였다”며 “모텔 방 안에는 기저귀 등 아기용품이 있었고 큰 짐은 없었다”고 기억했다.
경찰은 B씨가 체포된 후 남편인 C씨가 혼자 모텔 방에서 어린 두 남매를 돌보다가 A양을 학대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C씨는 이날 0시 3분쯤 “딸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고 이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 아이를 들고 있다가 실수로 벽에 부딪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A양은 심정지 상태에서 인근 종합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정밀 검사 결과 뇌출혈 증상을 보였으며 몸에 멍 자국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