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페미니즘을 두고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2일 밤 페이스북에 ‘젊은 이준석의 반페미니즘’이라는 글을 공유하며 “이제는 페미니즘이 계몽사상이니까 그냥 외우라는 주문까지 나온다”며 “님들에게는 페미니즘이 성경이냐”고 비판했다.
또 “페미니즘에 대한 지적을 흑인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으로 비유하는 것은 어떤 경박함인지 따로 지적하지 않겠다”며 “진중권 교수랑 대화하다가 이런 글을 마주치니 (논리정연했던) 진중권 교수가 그립다”고 적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댓글을 통해 “이해가 안 되면 외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정치를 하려면…”이라고 남겼다.
또 “한마디 하면 알아들어야지. 그거, 일일이 다 가르쳐 줘야 하냐”면서 “그러면 또 가르치려 든다고 XX들 하니, 내가 가만히 있는 것”이라고 댓글을 적었다.
이준석 “페미 우월하다 착각” vs 진중권 “질 나쁜 포퓰리즘”
이 전 최고위원과 진 전 교수 사이의 설전은 4·7 재보선 직후인 지난 9일부터 시작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번 재보선 결과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성평등이라고 이름 붙인 왜곡된 남녀 갈라치기 중단하지 않으면 민주당에 20대 남성표가 갈 일은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댓글로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며 “뭘 크게 착각한 거 같은데 계속 그렇게 해봐라. 말 한마디로 순식간에 곤두박질치게 만들어 줄 테니까”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그건 50대 이상의 성평등에 대한 인식과 2030의 인식이 달라서 그렇다”라고 받아쳤다.
이후 진 전 교수는 “증오를 부추겨야 이룰 수 있는 그 세상은 참 아름다울 것”이라며 “안티페미니즘 선동으로 얻을 표 따위로 이길 리도 없겠지만, 설사 이긴다 하더라도 그 세상은 아주 볼만할 것”이라고 별도의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서 이 전 최고위원은 “성평등의 최종 도달 status(상태)가 뭔지를 정의하면 다 깔끔해지는 문제”라며 “지금의 2030은 이미 그 status에 상당히 도달했고, 그걸 넘어서는 것은 또 다른 밸런스 붕괴라고 생각하는 걸지도”라고 댓글을 남겼다. 이에 진 전 교수는 “공부 좀 하세요. 정치를 하려면”이라고 대응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11일에도 “내용적으로 아무것도 없으면 용어 하나에 소속감을 얻고 자신이 그 용어만으로 우월하다고 착각한다. ‘깨어있는 시민’ 같은 것만 봐도 자명하지 않냐”며 “(페미니즘을 하면) 트렌디하고, 하지 않으면 반동인 듯 묘사하는 순간 싸움 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적을 만들지 말고 친구를 만들라”며 “자꾸 증오나 반감을 이용하는 포퓰리즘만 하려 하느냐. 다 적으로 돌려서 어쩌려 하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반감 이용 안 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