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하남산단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 光클리닝’이 오는 22일 문을 연다. 전남 여수국가산단과 영암대불산단에도 작업복 세탁소가 향후 운영된다.
광주시는 노동복지 실현을 위한 작업복 세탁소가 지난달 25일부터 시험운영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기름때는 물론 유해 화학물질과 인체에 해로운 석면 등이 잔뜩 묻은 작업복은 일반 세탁소가 받아주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산업현장의 노동자들은 어쩔 수 없이 땀에 절고 중금속이 묻은 작업복을 집으로 가져가 빨아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이로 인해 작업복에 묻은 유해성분이 가족들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남산단 50인 이하 영세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동자 80.5%는 집에서 직접 작업복을 세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고민을 덜어주기 위한 작업복 세탁소는 저렴한 가격에 세탁은 물론 포장 후 공장으로 배달까지 해주는 맞춤형 노동자 복지정책이다.
시는 지난 3월 하남혁신지원센터 부지 내에 작업복 세탁소 건립과 장비 설치를 마치고 오는 21일까지 시험운영을 거쳐 22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하남산단과 주변 산단의 중소기업체 노동자들이 주로 이용할 세탁소는 대형 세탁기와 건조기 각 3대, 미싱, 자동다리미 등의 시설을 갖추고 하루 1200벌의 작업복을 세탁·건조할 수 있다.
상‧하의 1벌당 옷감이 얇은 하복‧춘추복은 500원, 두꺼운 동복은 1000원 등 실비 수준 요금만 받는다.
운영을 맡은 광주광산자활센터는 이용 기업과 노동자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기업을 개별 방문해 세탁물을 수거하고 세탁‧포장 후 배송까지 도맡기로 했다.
현재까지 10여개 업체가 노동자 복지 차원에서 이용료 전액 부담 조건으로 이 시설을 정기적으로 이용하겠다고 신청했다.
광주 작업복 세탁소는 지난 2011년 문길주 전남노동권익센터장(당시 광주근로자건강센터장)이 처음 구상해 10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이뿐 아니다. 전남노동권익센터는 여수국가산단과 영암대불산단에도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개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수국가산단의 작업복 세탁소는 올해 착공돼 연말 안에 문을 열 예정이다. 대불산단은 현재 설계용역이 진행 중이다.
대불산단의 경우 화학물질·용접 과정에서 발생하는 쇳가루 등 유해물질 취급 사업장이 64%에 달하지만 노동자 75%는 자택에서 작업복을 세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길주 전남노동권익센터장은 “화학물질 7종을 다루는 근로자 작업복 세탁은 보건의료기본법·산업안전보건법 등에 따른 회사의 의무지만 그동안 지켜지지 않았다”며 “영세 사업체가 작업복 세탁소를 현실적으로 운영하기 힘든 만큼 지자체가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