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수 대구고검장 사의 표명… “법과 원칙만이 검찰이 기댈 버팀목”

입력 2021-04-13 10:47
장영수 대구고검장이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대구.부산 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장영수 대구고검장(54·사법연수원 24기)이 13일 사의를 표명했다.

장 고검장은 13일 오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이제 때가 돼 검찰을 떠나려 한다”며 사직 인사를 남겼다. 그는 먼저 “검사로 첫 발령을 받고 벅찬 마음으로 출근한 기억이 엊그제 일인 듯 또렷한데 어느덧 제법 긴 시간이 흘렀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의 도움 덕에 분에 넘치는 자리에서 잘 버텨올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장 고검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피의자든 피해자든 어떤 사건으로 인해 억울함을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공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고, 그 수사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지켜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검찰의 사명이라고 믿어왔다”며 “중요한 사명을 수행해내기 위해서는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소신대로 밝혀내는 원칙과 기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에 대해,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매우 다른 가치관과 잣대로 접근하는 경우가 날로 늘어가는 상황에서 법과 원칙만이 검찰이 기댈 유일한 버팀목일 것”이라고 했다.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검찰개혁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어 온 지가 수년이지만, 저는 궁극의 목적이자 방법은 검찰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어떤 흔들림도 없이 법과 원칙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 고검장은 경북 칠곡 출신으로 서울 대원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그는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청주지검에서 검사 활동을 시작했다. 법무심의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대검찰청 감찰1과장, 서울서부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재직 당시엔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 수사를 맡기도 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