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폭발로 엄청난 양의 재에 뒤덮인 세인트빈센트섬에서 수프리에르 화산이 분출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에 있는 세인트빈센트섬의 수프리에르 화산에서 12일 새벽(현지시간) 또 한 차례 대형 폭발이 일어났다.
웨스트인디스대 지진센터의 이루실라 조지프 센터장은 AP통신에 “화쇄류(火碎流·화산재와 화산가스 등이 빠르게 흘러내리는 것)가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다”며 아직 대피하지 않은 주민은 당장 피하라고 전했다.
해발 1234m 높이의 수프리에르 화산은 지난 9일 폭발했다. 1979년 4월 폭발 이후 42년 만이다.
화산 폭발 이후 섬마을은 잿빛으로 뒤덮였다. 전문가들은 폭발이 며칠, 또는 몇 주간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행히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지만 1만6000∼2만명의 주민이 집을 떠나 피난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눈 내린 겨울 풍경처럼 보이지만 하얀 눈이 아닌 회색재다. 폭발 직후 화산재는 상공 6㎞ 높이까지 치솟았다.
화산재는 건물과 도로, 자동차 등을 모두 뒤덮었다. 재가 햇빛을 가리고 있고, 공기에선 황 냄새가 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수도 킹스타운에 사는 아리아 스콧(19)은 “화산재가 너무 많이 떨어져 숨쉬기 힘들 때도 있다”며 “집 밖에 나가지 않으려 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화산 폭발 여파로 일부 지역엔 전기와 물마저 끊겼다. 화산재로 식수원이 오염돼 식수 공급에도 차질이 생겼으며 가축과 농작물 피해도 상당하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