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격노한 토트넘… “SNS 보이콧 검토”

입력 2021-04-13 09:44 수정 2021-04-13 11:14
토트넘 홋스퍼 트위터 계정 캡처

손흥민(29)이 현지 팬들로부터 온라인상에서 인종차별 피해를 입자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가 SNS 보이콧 등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영국 더선은 12일(현지시간) “손흥민이 최근 온라인 인종차별에 시달리면서 토트넘이 SNS 관련 대책을 논의 중이다. SNS 보이콧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전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경기 이후 맨유 팬들의 비난 대상이 됐다. 전반 33분 스콧 맥토미니와의 경합에서 반칙을 당해 맨유의 골 취소를 유도했는데, 맨유 팬들이 손흥민이 과도한 연기를 했다며 악플을 퍼부은 것이다.

손흥민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다이빙을 멈추고 돌아가서 고양이와 박쥐, 개나 먹어라” “쌀 먹는 사기꾼” 등 인종차별적 발언이 쏟아졌다.

이에 토트넘은 공식 SNS 계정에 “우리 선수 중 한 명이 혐오스러운 인종차별을 겪었다. 구단은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조사를 거쳐 가장 효과적인 조처를 할 것이다. 손흥민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축구계가 인종차별에 연일 몸살을 앓고 선수들은 SNS에서 무분별한 비난에 노출되는 가운데 SNS 회사들이 이에 적극 대응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되며 ‘SNS 보이콧’은 하나의 움직임이 돼가는 양상이다.

프랑스 출신 축구 스타 티에리 앙리가 지난달 차별 대응조치가 나올 때까지 SNS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최근엔 잉글랜드 2부 챔피언십의 스완지시티, 스코틀랜드 레인저스 등도 선수의 인종차별 피해에 1주일간 SNS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손흥민도 최근 EPL 선수들을 향한 인종차별이 이어지면서 이에 맞서는 의미로 1주일 사용 중단에 동참했는데, 이번엔 자신이 피해자가 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도 인종차별에 맞서 ‘SNS 집단 보이콧’ 가능성을 거론했다. FA 관계자는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인종차별에 대한 반대 표시로 SNS 활동을 중단하는 클럽과 선수들의 개별 행동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하며 다른 단체들과 관련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