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 항구 도시 트리에스테 부두에 대규모 해파리 떼가 출현해 주목받고 있다. 해양 생태계와 기후변화 영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간 일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반도와 발칸반도 사이 아드리아해 연안 트리에스테 부두에 수천 마리의 해파리 떼가 포착됐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을 보면 해파리 떼로 인해 해안 산책로 인근 바다가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해파리 떼는 대부분 지중해에서 서식하는 분홍색의 배럴 해파리(Rhizostoma pulmo)인 것으로 파악됐다. 투명한 몸체를 지닌 보름달 물해파리도 일부 목격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해파리 떼 출현 원인이 무분별한 어획으로 인한 생태계 변화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리에스테 자연사박물관 소속 동물학자인 니콜라 바레시는 “봄철 바람과 조류를 타고 바다에서 가장 따뜻하고 밝으면서도 플랑크톤이 많은 해수면으로 모여든 것”이라고 트리에스테 프리마에 말했다.
바레시는 무분별한 어획으로 아드리아해의 어류 개체 수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플랑크톤이 풍부해진 환경이 해파리 증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후변화가 해파리 떼 출현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탈리아 국립해양지구물리연구소(OGS)에 따르면 19세기와 20세기에도 트리에스테 만에서 간간이 해파리 떼가 출현하는 현상이 발생했으나 2000년대 들어 그 빈도수가 훨씬 높아졌다고 한다.
실제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따뜻한 물에서 주로 서식하는 해파리 군집 10개 가운데 6개의 개체 수가 증가했다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지난 2019년 프랑스 소르본대학의 해양생물학자인 파비앙 롬바드는 해파리 개체 수의 증가로 해양 전체가 ‘해파리화(jellyfication)’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주장했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어류 남획 등으로 전 세계 해양 생명체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해파리는 빠르게 성장·번식해 개체 수를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