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페미 우월하다 착각”vs진중권 “포퓰리즘” 설전

입력 2021-04-12 09:28 수정 2021-04-12 10:56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왼쪽 사진)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4·7 재보궐선거 결과와 페미니즘의 상관관계를 두고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페미니스트 선언한 사람들이 그 선언만으로 ‘한남’(한국남자 비하 표현)보다 도덕적으로 더 존경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원래 내용적으로 아무것도 없으면 용어 하나에 소속감을 얻고 자신이 그 용어만으로 우월하다고 착각한다”며 “‘깨어 있는 시민’ 같은 것만 봐도 자명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채식주의자들이 자기가 채식하는 건 아무 상관없는데 채식하는 자신은 기후변화를 챙기고 트렌디한 사람이고 안 하는 사람은 미개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꼴통인 양 묘사하면서부터 싸움 나는 것”이라며 “이런 트렌디함이 깃들면 피곤하다. 하루는 곤충 먹고 하루는 채소 먹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페미니스트도 자기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화장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고 탈코(탈코르셋·여성에게 강요되는 외모 관리 강박에서 벗어나자는 움직임)하려면 하면 된다”며 “그게 트렌디하고 안 하면 반동인 듯 묘사하는 순간 싸움 난다. 소위 남자 페미니스트들도 그렇게 자기 멋대로 살고 싶은 대로 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진 전 교수는 댓글을 남겨 “적을 만들지 말고 친구를 만들어야지, 자꾸 증오나 반감을 이용하는 포퓰리즘만 하려 하니…. 다 적으로 돌려서 어쩌려고”라고 꼬집었다.

두 사람의 설전은 지난 9일부터 시작됐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번 재보선 결과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성평등이라고 이름 붙인 왜곡된 남녀 갈라치기 중단하지 않으면 민주당에 20대 남성표가 갈 일은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댓글로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며 “뭘 크게 착각한 거 같은데 계속 그렇게 해봐라. 말 한마디로 순식간에 곤두박질치게 만들어 줄 테니까”라고 일갈했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그건 50대 이상의 성평등에 대한 인식과 2030의 인식이 달라서 그래요”라고 받아쳤다.

이후 진 전 교수는 “증오를 부추겨야 이룰 수 있는 그 세상은 참 아름다울 것”이라며 “안티페미니즘 선동으로 얻을 표 따위로 이길 리도 없겠지만, 설사 이긴다 하더라도 그 세상은 아주 볼만할 것”이라고 별도의 글을 올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 전 최고위원이 “성평등의 최종 도달 status(상태)가 뭔지를 정의하면 다 깔끔해지는 문제”라며 “지금의 2030은 이미 그 status에 상당히 도달했고, 그걸 넘어서는 것은 또 다른 밸런스 붕괴라고 생각하는 걸지도”라고 댓글을 남겼다. 이에 진 전 교수는 “공부 좀 하세요. 정치를 하려면”이라고 대응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