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한 체하는 영국인”…아카데미 뒤집은 윤여정 재치

입력 2021-04-12 06:50 수정 2021-04-12 10:35
12일(한국시간) 오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화면 캡처

영화 ‘미나리’로 영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이 “고상한 체하는(snobbish) 영국인”이란 표현으로 현지 이목을 사로잡았다.

윤여정은 11일(현지시간) 영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 수상소감을 영어로 하면서 “‘고상한 체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이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고 영광”이라고 말해 큰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로이터는 “윤여정이 농담처럼 한 수상소감이 웃음을 끌어냈다”고 전했다. 인디펜던트도 “윤여정의 그 발언에 시청자들이 매우 즐거워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에는 이미 수상소감 장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 감독 에드가 라이트도 “그 말로 전체 시상식 시즌에서 우승했다”고 적었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시상식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윤여정은 ‘그다지 칭찬은 아닌 (그러나 아마 매우 정확한) 시각이 개인 경험에서 나온 것이냐’는 물음을 받고 “그렇다”고 답했다.

윤여정은 “영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10년 전에 배우로서 케임브리지대에서 펠로십을 했다. 모두 고상한 체한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안 좋은 식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영국은 역사가 길고 자부심이 있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고상한 체한다고 느꼈다. 그게 내 솔직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윤여정이 미국배우조합상(SAG)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상까지 거머쥐면서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윤여정은 크게 웃으면서 “그와 관련된 질문은 많이 받았다”며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것도 모르니 묻지 말라”고 답했다.

한편 BBC는 윤여정이 ‘브로큰 잉글리시’로 소감을 말하면서 “고상한 체하는 사람들”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