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남편 필립공의 별세로 “삶에 큰 구멍이 생겼다”는 심경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여왕 부부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는 11일(현지시간) 윈저성 주변 로열 채플 오브 올 세인츠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뒤 이같이 전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앤드루 왕자는 “(아버지의 죽음은) 끔찍한 손실”이며 “여왕을 도울 수 있도록 가족들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왕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극기심이 강하다”면서도 “누구보다도 더 슬퍼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나라의 할아버지를 잃었다”며 “아버지는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이었고, 얘기하면 늘 들어줬다”고 애도했다.
막내인 에드워드 왕자는 “이런 일은 아무리 대비를 했어도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왕실 인사들은 필립공 사망 후 2주간 애도 기간을 갖고 공식 업무는 하지 않는다.
필립공 장례식에서 관을 싣고 이동하는 데는 본인이 이날을 위해 준비해둔 개조된 랜드로버가 사용된다.
한편 윌리엄과 해리 형제의 특별 보호자인 존 메이저 전 총리는 왕실 가족들이 슬픔을 나누는 순간이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는 장례식 때 관을 따라 나란히 걸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 왕자가 미국으로 떠나 오프라 윈프리와 폭로성 인터뷰를 한 뒤 처음 만나는 자리가 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