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삶을 사는지, 집을 사려고 사는지” 20대 청원

입력 2021-04-11 16:19
기사와 무관한 사진. 국민일보DB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문재인정부의 말을 믿었다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한 네티즌의 청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신을 20대 후반이라고 소개한 A씨는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정부와 여당의 진정성을 보여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불안한 미래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2030 세대의 절박한 몸부림을 알아달라고 했다.

A씨는 청원에서 “누구나 오늘을 열심히 살면 안락한 집과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이제 너무 올라버린 집값으로 그것은 꿈이 됐다”고 말했다. 또 촛불정부를 표방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을 믿었다면서 “그러나 부동산 가격은 정부와 대통령의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반대 곡선을 그리며 끝을 모르고 우상향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문재인정부의 말을 믿고 내 집 마련을 미룬 우리 가족은 어느 순간 벼락 거지가 됐다”며 “(부모님의) 내 집 마련을 미룬 것, 그것이 곧 불행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의 노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에 대해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삶을 사는 것인지 집을 사려고 살아가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A씨는 “이런 대한민국의 암담한 현실에서 대한민국 청년들이 과연 미래를 꿈꿀 수 있는지 대통령님과 정부, 여당에 묻고 싶다”며 2030 세대들이 처한 상황을 나열했다. 그는 “주식투자에 몰두하는 2030,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2030, 결혼을 미루고 혼자 사는 2030, 출산하지 않고 사는 2030을 욕하지 말라”면서 “근로소득으로 집을 살 수 없게 한 당신들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A씨는 “대한민국 청년이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해 달라”고 말했다.

A씨의 청원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얻었다. 11일 오후 4시13분 기준 4071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