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악용’ 우려에… 향수로 영수증 지우고 송장은 파쇄

입력 2021-04-10 15:38
트위터 캡처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25)이 피해자의 ‘택배 상자 사진’을 보고 집 주소를 알아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불안감을 느낀 누리꾼들이 SNS를 중심으로 택배 송장을 제거하는 팁을 공유하고 있다.

10일 트위터 등 SNS에는 택배 송장이나 영수증 등 개인정보가 포함된 문서 내용을 지우는 방법과 남성 이름처럼 보이는 가명을 추천하는 글 등이 다수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범죄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택배 수신인 이름을 ‘곽두팔’ ‘육만춘’ ‘김형배’ 같이 거친 느낌을 주는 예명으로 사용하라고 추천하는가 하면, 개인 정보가 담긴 문서 내용을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문구점 등에서 소형 문서 파쇄기를 구매했다는 인증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트위터 캡처

특히 일부 누리꾼들은 송장 내용을 모두 지우고 버리는 것을 추천하면서 아세톤, 알코올, 향수 등으로 송장 내용을 지우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예컨대 ‘아세톤이나 향수를 뿌리면 송장 내용을 지울 수 있다’거나 ‘송장 위에 덧칠해 내용을 지우는 롤러 스탬프를 사용하는 것이 더 확실하다’는 식이다.

트위터 캡처

개인정보가 유출될 것을 염려해 집 주소를 노출하지 않으려고 다른 장소로 택배를 받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개인 정보 유출이 범죄로 악용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커지면서, 전문가들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제도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한다.

윤김지영 창원대 철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스토킹 등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불안감을 개인 처신 문제로 놔둘 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나 국가가 나서서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올해 9월 시행될 스토킹 처벌법의 반의사불벌 조항을 보완하고, 지자체는 여성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