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자면 13일… ‘잠자는 공주병’ 걸린 소녀의 사연

입력 2021-04-10 15:24
에차 아버지 물야디의 페이스북 캡처

인도네시아의 한 소녀에게서 최대 13일 동안 잠만 자는 이상 증세가 이어져 가족들이 도움 요청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반자르마신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은 17세 소녀 에차다. 보르네오섬 남부 칼리만탄 반자르마신에 사는 에차는 2016년 오토바이 사고로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이후부터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번 깊은 잠에 빠지면 적어도 20시간 이상 수면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것.

에차는 사고 직후 검사를 받았으나, 뇌나 신경에는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에차의 증세는 중해졌다. 2017년에는 13일 동안 잠을 잤다. 에차는 지난 1일 밤부터 이날까지도 무려 8일째 계속 잠들어 있는 상태다.

이에 에차의 아버지 물야디는 지난 2일부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그는 “에차가 어젯밤에 다시 잠들어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수면 상태에서 음식을 먹이고 있다”면서 게시글을 본 사람들에게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에차 아버지 물야디의 페이스북 캡처

에차는 지난 3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병원에서 엑스레이, CT 촬영, MRI 검사, 수면 뇌파 검사, 피검사 등 사흘 동안 검사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도 정확한 원인은 찾지 못했다.

가족들의 설명에 따르면 에차는 현재 다시 집으로 돌아왔으나, 여전히 잠에 빠져 있는 상태다. 아버지 물야디는 다시 페이스북에 “8일 차에도 에차는 여전히 깊이 잠들어있다”며 “모두 기도하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고 썼다.


현지 매체는 에차의 증상이 ‘클라인-레빈 증후군’(Kleine-Levin syndrome)으로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흔히 ‘잠자는 숲속의 미녀 증후군’으로도 불린다.

‘클라인-레빈 증후군’은 수면장애 희귀질환으로 과도한 졸음이 3일 이상 지속하는 현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면서 본인이 수면을 조절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증후군은 진단법도, 치료법도 없다. 의학계에 따르면 100만명 중 1~5명 정도로 매우 희귀하게 발견된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