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AZ백신 도입 연기… 전문가들 “J&J백신으로 교체해야”

입력 2021-04-09 17:30

홍콩이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도입을 연기했다. 현지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AZ 측과 맺은 백신 계약을 전면 취소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소피아 찬 홍콩 보건장관은 이날 홍콩 의회인 입법회에 출석해 “AZ와 사전에 구매 계약을 맺었지만 이미 백신을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올해는 AZ 백신이 필요하지 않아 도입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홍콩은 지난해 AZ 백신 750만회분을 주문했으며 올해 하반기에 공급받을 예정이었다.

인구 750만명인 홍콩은 현재 중국 시노백 백신과 미국 화이자 백신을 각각 750만회분씩 주문해 30세 이상 시민에게 무료 접종하고 있다. 찬 장관은 도입 연기 이유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백신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더 효과가 좋은 차세대 백신에 대한 검토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홍콩의 연기 결정은 ‘혈전 부작용’ 논란에 휩싸이며 국제적으로 AZ 백신 접종 중단 결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SCMP는 AZ 백신 안전성 논란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일부 홍콩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부에 해당 백신의 주문 취소를 건의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홍콩 병원약학협회의 윌리엄 추이 춘밍 회장은 “주문한 백신을 전부 취소하는 것은 계약 위반일 수 있다”면서 “대신 주문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다른 백신을 조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혈전 부작용 가능성이 희박하다지만 많은 이들이 부작용을 우려해 AZ 백신 접종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될 경우 백신이 낭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존슨앤존스(J&J) 백신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이 백신은 1회만 접종하면 되고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