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심력 커진 국민의힘, “제3지대 성공한 적 없다” 야권 재편 주도하나

입력 2021-04-10 00:11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감사패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국민의힘 주도의 야권 재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포스트 김종인 체제’ 선출,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물론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잡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제3지대는 성공한 적 없다”며 국민의힘이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쥘 것임을 시사했다.

주 권한대행은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측 입장에 따라 전당대회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 대표가 약속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 문제가 먼저 정리돼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일단 차기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채비를 하고 있다. 빠르면 다음 주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전준위)가 본격 가동될 계획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떠난 후 전당대회를 개최,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하지만 ‘선전대 후통합’, ‘선통합 후전대’를 놓고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도 “빠른 시간 안에 정상 지도부를 출범시켜야 한다”면서도 “이번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안 대표께서 합당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그 문제부터 먼저 정리가 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 전당대회가 될 것인지 아니면 그게 시기적으로 좀 빨리 될 수 없다면 우리 당이 먼저 전당대회를 하고 나서 통합을 논의해야 되는 이런 선후의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력 당권 주자로 꼽히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가급적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빨리 됐으면 하는 입장”이라며 “안 대표가 약속도 했으니 굳이 늦출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본격적인 합당 논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황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일단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 대한 복기와 정리가 먼저”라며 “그런 과정 속에서 우리 당원과 지지자들의 합당과 통합에 대한 뜻을 종합적으로 묶어 내야 한다”고 당장의 합당 논의에는 선을 그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6월쯤으로 현재 예상되고 있다. 5월 말까지인 원내대표 임기를 주 권한대행이 모두 채우고, 새 원내대표가 선출된 후에야 전당대회를 치를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야권 대선 주자 중 가장 지지율이 높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함께할지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주 권한대행은 윤 전 총장과 관련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3지대가 성공한 적이 없지 않느냐”며 “대선주자는 커다란 정당을 배경으로 삼지 않으면 혼자서 상당 기간을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잘 아신다면 통합 내지 입당하는 것은 시기의 문제지 끝까지 제3지대로 남아서 가는 상황은 저는 거의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 권한대행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이 본격화되기 전인 오는 7월쯤에는 윤 전 총장이 입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의힘이 보궐선거에서 압승한 만큼 윤 전 총장도 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