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팔 사람’ 더 많다…패닉바잉 후 처음으로 매매수급지수 100 이하

입력 2021-04-09 11:26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매물 정보.연합뉴스

최근 정부 공급 계획과 서울시장 선거 등 변수가 많아진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넷째 주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졌다. 주택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5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96.1로, 지난주(101.0)보다 4.9 포인트 내려가며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매매수급지수는 전세난으로 인해 지난해 11월 패닉바잉(공황 구매)이 촉발된 후 내내 100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이어진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반영돼 매수 예정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종전 매도자 우위 시장이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 이후 정비사업 등의 변수를 고려해 거래가 잠긴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각종 규제와 세금 부당 강화도 주택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부동산원은 서울의 주택 매매가격이 다소 안정을 찾은 요인에 대해 “시중금리 상승 및 세 부담 강화, 2·4 공급대책 구체화 등으로 매수세 위축과 관망세 지속되며, 지난주 상승 폭을 유지했다”라고 분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특히 서울 매매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이 계속됐던 강남권(102.7→97.2)과 서남권(103.0→95.9)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북권(한강 이북 14개 구)은 이번 주 95.0으로, 지난주(99.4)에 이어 2주째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이 지역은 지난주에 21주 만에 처음 100 아래로 내려간 뒤 2주 연속 매수 심리가 잦아들었다.

인천은 112로 전주(110.7)보다 올랐다. 최근 전국 주택 매매시장이 얼어붙은 사이 홀로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이 반영됐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