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모델 체포돼 행방불명… 100만 인스타도 사라져

입력 2021-04-09 11:15
미얀마 모델 파잉 타콘 인스타그램

미얀마의 유명 모델 파잉 타콘이 군부 쿠데타 반대 운동을 벌이다 군부에 체포됐다. 미얀마 군부는 예술가나 배우 등 유명인들을 탄압해 시위대를 무력화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8일 영국 BBC와 로이터통신 등은 미얀마와 태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배우이자 모델인 파잉 타콘(24)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얀마 군부에 의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타콘의 누이인 티 티 르윈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50명 이상의 군인이 들이닥쳐 타콘을 체포해 갔으며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타콘의 친지는 그가 미얀마 북부 양곤에 있는 어머니의 집에서 체포됐으며 검거 당시 제대로 걷거나 서 있기 힘들 만큼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상태였다고 전했다. 타콘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충분히 예견하고 있었으며 전혀 겁먹지 않고 의연하게 끌려갔다고 알려졌다.

파잉 타콘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100만명 이상의 팔로워 수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계정이 삭제된 상태다.

미얀마 모델 파잉 타콘. 로이터통신

타콘은 그동안 미얀마에서 진행되는 각종 시위에 참석하며 쿠데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그의 팬 페이지에는 방독면을 목에 걸고 헬멧과 보호복을 착용한 채 시위에 앞장서는 타콘의 사진이 여러 장 올라오기도 했다.

한 팬은 타콘의 팬 페이지에 “그는 배우, 모델, 가수를 넘어 우리의 영웅”이라며 “군부가 실탄을 쏘는 동안에도 그는 우리와 함께 뛰었고 포기하지 않았다. 타콘은 (팬 페이지에 올라온) 영상 마지막 장면에서 친구를 향해 ‘다음엔 어디로 갈까’라고 물었다”고 글을 남겼다.

미얀마 모델 파잉 타콘

두 달째 지속돼 온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미얀마 군부 지도자들은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표현한 미얀마의 유명 배우, 인플루언서 등을 탄압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100명 이상의 배우, 가수, 예술가, 인플루언서 등에 대해 형법 505조에 따라 체포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군 구성원의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 진술, 소문, 보도 등을 만들거나 발표, 유포하는 사람들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유명인에 대한 잇따른 탄압이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은 수백 또는 수천 명의 일반인보다 더 효과적으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동시에 군부는 유명 연예인들마저 기소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주고 싶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은 연예인들을 체포한다고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라며 “군사정권에 대한 증오만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