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부풀려 90억대 사기 대출 농협 전 간부 등 송치

입력 2021-04-09 09:47

토지의 감정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90억원대 사기 대출을 일삼은 농협 전직 간부와 부동산 투자업자 등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전남 화순경찰서는 토지 담보 가격을 허위로 꾸며 부당 대출을 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로 지역 단위농협 퇴직 임원 A씨 등 18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A씨 등 주범 4명 중 개발업자 1명만 구속됐다. 또 대출 시 자신의 명의를 빌려준 14명도 입건됐다.

이들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화순의 한 단위 농협에서 담보 대출을 받는 토지 감정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20여차례에 걸쳐 90억여원을 부당 대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명의 대여자의 통장을 모은 뒤 감정평가사와 짜고 부풀린 토지 담보 가격으로 대출을 신청하면 이를 눈감고 승인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감정평가사는 수차례 사기 범행에 가담하면서 담보로 잡힌 토지의 가격을 부동산 시세보다 높게 책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 측이 대출 과정에서 수상한 정황을 확인, 경찰에 고발하자 A씨는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 등 이들에 대한 추가 범죄 여부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화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