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뚫고 승리한 박형준…‘엘시티 의혹’에도 압승

입력 2021-04-08 00:10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7일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연합뉴스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7일 치러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에도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압도적 차이로 눌렀다. 박 후보를 둘러싼 의혹들이 선거판을 흔들었지만 표심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선거전 초반 가덕도신공항과 경부선 지하화 등 ‘정책 선물보따리’를 풀었음에도, 열세가 이어지자 박 후보 때리기에 집중했다. 박 후보를 겨냥해 ‘엘시티 특혜분양’ ‘국정원 불법사찰 관여’ ‘딸 홍익대 미대 편입 비리’ 의혹 등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특히 ‘엘시티 특혜분양’은 선거 기간 내내 박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박 후보의 재혼한 아내가 아들로부터 엘시티 분양권을 사들인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이어졌다. 박 후보는 “불법 비리와 특혜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박 후보의 압승은 여당발 네거티브 공세가 오히려 역풍을 초래,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인 것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여당의 역대급 흑색선전에 대한 거부감으로 문재인정부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이번 보궐선거의 원인임에도 민주당이 당초 약속과 달리 후보자를 낸 것도 박 후보 압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이 당헌을 바꾸면서까지 후보를 냈기에 심판 분위기가 더욱 강해진 것 같다”며 “민주당은 선거에서도 졌고, 정치에서도 졌다”고 말했다.

‘보수의 전략가’로 통하는 박 후보는 1960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동아대 교수, 17대 국회의원, 이명박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