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예병태 사장이 신규 투자자 유치 지연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한 쌍용차는 조만간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후 새 투자자를 찾아 회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예 사장은 7일 쌍용차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회사가 또다시 회생절차 개시를 앞두게 된 상황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회사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임직원 여러분들이 받을 충격과 허탈감을 잘 알기에 그동안 경영을 책임져 온 대표이사로서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도리”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2019년 쌍용차 대표이사로 취임했던 예 사장은 2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예 사장은 쌍용차의 재기를 위해 임직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줄 것을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그는 “기존 잠재투자자와 협의가 현재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러분은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쌍용차에 대한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절망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전했다.
쌍용차는 신규 투자자 유치 계획이 지연되면서 2009년에 이어 다시 한 번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유력 투자자로 분류됐던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는 법원이 요청했던 시한인 지난달 31일까지 쌍용차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지 않았다. 쌍용차는 HAAH의 투자를 받아 단기법정관리(P플랜)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판단된다.
법원은 이르면 8일쯤 쌍용차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회생법원은 현재 쌍용차 채권단에 의견 조회서를 보내 쌍용차의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쌍용차는 기업회생절차를 관리하고 주도할 법정관리인으로 예 사장을 지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가 사퇴하면서 매각 협상을 주도했던 정용원 전무(기획관리본부장)가 법정관리인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