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싼 혈전 논란이 연일 가열되고 있다. 영국 당국은 혈전과 백신의 관련성을 의심하면서도 접종 계획은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사드 샤키르 영국 사우샘프턴대학 의약품안전연구소장은 “유럽과 영국에서 백신과 희귀 혈전의 연관성과 관련된 증거가 축적됐다”면서 AZ 백신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하지만 샤키르 소장은 이같은 위험에도 AZ 백신의 접종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AZ 백신은 코로나19와 싸우는 데 있어 매우 효과적”이라며 “이미 수백만명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했고, 앞으로도 전 세계에서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준 레인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 청장도 “백신을 접종하라는 안내를 받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면서 “AZ 백신을 맞은 뒤 매우 드물고 특정한 형태의 혈전이 발생했다는 보고서를 철저히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어떤 조치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국 보건 당국의 방침은 이제껏 나왔던 AZ 백신에 대한 정부의 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AZ 백신과 혈전 현상 간에 명확한 연관성이 파악되지 않았으며, 연관성이 있다 해도 코로나19 예방이라는 이점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도 이날 AZ 백신 공장을 방문하며 접종을 독려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잉글랜드 북서부 체셔주 매클즈필드의 AZ 백신 공장을 찾은 자리에서 혈전 우려에 대한 질문을 받고 “MHRA의 발표를 따르고 접종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접종 강행 방침에도 사회적 우려는 커지고 있다. 영국 보건 당국은 이날 혈전 발생 우려를 이유로 아동에 대한 AZ 백신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한 현지 언론에서는 정부가 30세 미만 젊은 층에 대해 AZ 백신 접종을 중단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까지 영국에서 AZ 백신을 접종받은 인원은 1800만명에 달한다. 이 중 희귀 혈전 사례가 30건 보고됐고 7명이 사망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