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 속 휴식공간인 사직공원이 문화공연 명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야외 상설공연장, 포크 음악 타운, 펭귄 마을·근대역사 문화유적이 어우러진 특화지구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광주시는 “사직공원 내 옛 실외수영장 부지에 친환경 야외 상설공연장을 조성한다”고 7일 밝혔다. 오는 2023년까지 190억 원을 들여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전천후 공연장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릇 모양을 본뜬 야외무대를 신축해 영상예술 공연장을 겸하게 될 야외 상설공연장은 1986년 수영장이 문을 닫은 이후 운동장 형태로 남겨진 부지에 들어선다.
시는 3200㎡ 면적에 900여 개의 객석을 설치하고 부설주차장, 진입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친환경적 잔디광장 형태의 객석은 주변 경관과 어울리게 설치하고 통기타 거리에서 공연장으로 곧장 이어지도록 진입도로를 만든다.
공연장과 통기타거리 인근에는 승용차 130여 대의 동시 주차가 가능한 대형 주차장을 따로 마련할 예정이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달 시 도시공원위원회 심의절차를 밟은 데 이어 올해 안으로 실시설계를 마무리한 뒤 내년 초 착공해 2023년까지 야외 상설공연장 문을 열 방침이다.
시는 이 공연장이 주변 예술 거점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사직공원·양림동 일대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광주의 대표적 문화명소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최대의 복합문화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직선거리로 1㎞ 거리인 사직공원에는 라이브 공연이 끊이지 않는 통기타 거리, 옛 KBS광주방송국 사옥·2만여 장의 LP(블랙 디스크)를 활용한 음악산업진흥센터, 영어 방송국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밀집해 있다.
펭귄 마을을 포함한 양림동에서는 해마다 인문학을 주제로 한 ‘굿모닝 양림’ 등의 다양한 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지난달 3일에는 코로나19의 여파에도 오는 5월 9일까지 관객을 맞는 ‘양림골목비엔날레’가 미술관 골목에서 막을 올렸다.
100여 년 전 기독교 선교의 씨앗이 뿌려지기 시작한 양림동은 ‘광주의 예루살렘’으로 불린다. 오웬기념관, 우월순 선교사 사택, 유진 벨 기념예배당, 수피아홀, 선교사 묘역 등의 문화유적이 즐비하다.
시 관계자는 “사직공원·양림동 일대는 문화중심도시 위상에 걸맞은 문화예술 공연의 성지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