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 “어택커버” 우리카드 “조재성”…수비 강조한 양 팀 감독

입력 2021-04-07 15:22
알렉스(오른쪽) 수비하는 OK금융그룹 선수들. 한국배구연맹 제공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과 우리카드가 플레이오프(PO) 2차전 경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양 팀 감독이 각각 수비를 강조하고 나섰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어택 커버’를,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1차전에서 활약한 ‘조재성 대비’를 경기 전 선수들에게 인지시켰다.

OK금융그룹은 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PO 1차전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3대 1로 패했다. 주포 펠리페의 체력이 떨어져 제 몫을 다 해주지 못한 게 패인으로 지적됐다. 조재성 등 다른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석 감독이 경기 후 가진 팀 비디오 미팅에서 지적했던 건 펠리페의 경기력 자체가 아니었다. 선수 한 명의 컨디션은 매일 매일이 다를 수밖에 없고, 감독이 지적한다고 순간적으로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보다는 펠리페의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후 상대 공격에 팀원 전체가 제대로 대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는 게 단기전에서 감독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석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나 “어제 시작부터 선수들이 펠리페에게 (공이) 올라갈 때 너무 믿고 있고 어택 커버 준비를 덜 했다”며 “충분히 할 수 있는 부분을 시작부터 놓쳐 아쉬워 블로킹 위치와 수비 위치의 잘못된 점들에 대해 선수들에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OK금융그룹은 이번 경기에서 패하면 5년 만에 오른 봄배구 일정을 마감하게 된다. 어떻게든 3차전까지 끌고 가 홈에서 결판을 내는 게 중요하다. 석 감독은 “지면 끝이기 때문에 체력이나 이런 저런 생각은 하지 않고 시작부터 베스트로 들어가려고 준비하고 왔다”며 “펠리페도 시작부터 뺄 필요는 없고 상대 용병(알렉스)과 붙여놔서 승부를 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환호하는 조재성(왼쪽)의 모습. 한국배구연맹 제공

1차전에서 창단 첫 PO 승리를 이끈 신 감독도 승리에 취해 있진 않았다. 오히려 상대 팀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신 감독은 “공은 둥글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하던 대로 역할 분담을 잘 하되 너무 잘하려고만 해서도 안 된다고 선수들에게 미팅에서 말했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휴식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오늘 오전에 10분 정도 간단히 미팅을 주최해 포인트를 짚어줬다고 했다. 미팅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조재성 대비’였다. 조재성은 1차전에서 18득점에 공격성공률만 70.83%에 달할 정도로 OK금융그룹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신 감독은 “재성이는 왼손잡이라 오른손잡이와 차이가 있고, 주로 크로스로 볼을 때린다”며 “우리가 (블로킹 시) 왼손잡이에 맞는 각도로 위치 선정과 수비를 하지 못해 재성이가 공격성공률이 그렇게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명세터 출신인 신 감독은 선수들의 블로킹 위치를 경기 중에도 손짓으로 세세하게 지시하는데, 1차전엔 센터 하현용이 지시대로 움직이지 않아 상대 속공을 자주 허용해 신 감독은 경기 후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신 감독은 “세터 출신이다보니 한 바퀴만 돌면 대충 (상대 공격 방식에 대해) 감이 온다. 세터 심리, 감독 성향 다 머릿 속에 넣어 체크를 한다”며 “세터 토스에 따라 공격의 각도가 달라지는 게 예상되는데, 볼이 90% 이상 그 쪽으로 간다. 하지만 선수들이 얘기해도 잘 못 알아듣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현용이는 1차전에서 자꾸 속공을 줬는데(허용하는데)도 불구하고 ‘왜 줬을까?’라고 질문 던지면 멍하니 있다”며 “알렉스에게 볼이 안 가면 자신한테 가는 거라고 생각해야 하는데 현용이가 그런 게 안 될 때가 있다. ‘네 앞에 문단속 잘 하라. 양쪽 다 보려고 하면 다 놓친다’고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