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최신종(32)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신종의 재범 위험성을 우려하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주)는 이날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최신종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할 뿐, 반성문 한 장 제출하지 않았고 형벌을 조금이라도 면하기 위해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진술을 수시로 바꿨다”며 “황당한 답변까지 하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에 분노가 느껴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죄 경력을 통해 알 수 있는 피고인의 성폭력 범죄 성향과 준법의식 결여,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존중 결여 등을 참작하면 피고인에게 무기징역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판결을 마치면서 입법부를 향해 “부디 가석방 없는 종신형 형태의 무기징역 제도를 조속히 입법해 사실상 사형제가 폐지된 국가로 분류되는 대한민국에서 국민들을 안전하게 지켜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흉악 범죄를 저질러 피해자 유족에게 고통을 안기고도 반성하지 않는 최신종이 가석방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형법 제72조는 무기징역 재소자가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20년 후 가석방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그동안 실무 경험상 살인죄, 강간죄 등 강력범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범죄자가 형 집행 중 가석방돼 다시 죄를 짓는 경우를 다수 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이 흉악한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질 수 있기를 우리 재판부는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신종은 지난해 4월 15일 아내의 지인인 A씨(34)를 성폭행한 뒤 금팔찌와 현금을 빼앗고 살해해 시신을 하천 인근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나흘 뒤인 같은 달 19일에도 모바일 채팅 앱으로 만난 B씨(29)를 살해하고 과수원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최신종은 살인, 시신 유기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약에 취해 있어서) 필름이 끊겼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는 변명을 반복하며 강도, 성폭행 혐의를 부인해 왔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는 “검사가 원하는 대로 진술해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가 잘못돼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