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음악은 언제나 가장 낮은 곳에 있다”

입력 2021-04-07 14:38
가수 하림 인스타그램 캡처

가수 하림이 황당한 SNS 메시지를 받은 사실을 밝히며 음악 활동에 대한 자기만의 소신을 드러냈다.

하림은 지난 5일 개인 인스타그램에 “고향의 봄 리허설”이라는 짧은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하림과 한 소녀가 제주 4·3항쟁 73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을 음악으로 추모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하림은 “음악으로 선동질을 하지 말라는 DM을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비록 정체도 밝힐 수 없는 유령 계정이지만 73년이 흘러도 그 시절 망령이 아직 살아있음을 느낀다”며 “소녀의 목소리가 두려운가? 그렇다면 당신은 지은 죄가 많은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오래 전 광화문 어떤 시위에서 사람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고향의 봄’이나 ‘과수원 길’을 연주하며 돌아다니다 격앙된 시위대의 비난으로 음악가들이 뿔뿔이 흩어졌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좌든 우든 음악에서 이념을 느끼는 것은 자유지만 음악을 이념의 잣대에 가두지 말라”고 말했다.

하림은 “음악은 세상 어떤 이념보다 오래됐고 좋은 음악은 언제나 가장 낮은 곳에 있다”며 “그날의 음악은 잘못을 뉘우치며 고개를 숙이는 사람들의 시선이 닿는 구두 끝에 있었다”는 말로 글을 마쳤다.

이 게시물의 끝에 하림은 ‘#제주4.3항쟁’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하림의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음악은 언제나 낮은 곳에 있다는 말이 너무 공감간다” “이번 영상 속 노래도 좋았다” “늘 응원한다” 등의 반응을 보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