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일주일 앞둔 제주대, 62명 사상사고에 “침통”

입력 2021-04-07 11:48 수정 2021-04-07 15:21
6일 오후 제주시 아라1동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버스 2대와 11t 트럭 1대, 1톤 트럭 1대 등 총 4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동 소방대원이 현장 안정화 조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주대학교 앞 사중 추돌사고로 62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중간고사를 1주일 앞둔 제주대 학생들이 침통한 분위기에 빠졌다.

제주시 아라1동 제주대 입구 사거리 버스정류장 부지에는 7일 오전 9시쯤 길게 늘어진 안전띠 앞으로 동그란 임시 버스정류장 간판이 급히 설치됐다. 전날 오후 5시59분쯤 이곳에서 서귀포시에서 제주시내 방향으로 운행 중이던 4.5t 트럭이 같은 방향으로 달리던 시내버스 2대와 1t 트럭을 잇달아 추돌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고로 발생한 사상자 수는 62명이다. 7일 오전 7시 기준 3명이 사망하고, 59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는 상태다. 사고 당시 버스 2대에는 각각 승객 30여명이 타고 있었다. 제주대에서 하교하는 학생과 퇴근하는 시민들이 주로 타고 있어 피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오후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학교 사거리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차량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출동 소방관들이 안정화 조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주대 학생 김지은(22)씨는 뉴스1에 “어제 사고 소식을 접하고 학교 가다 잠깐 들렀는데 잠깐 서 있기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며 “정말 학교 전체가 침통한 분위기다. 제 주변도 그렇다. 건너 건너 다 아는 사이일 텐데…”라고 했다.

제주대의 침통한 분위기는 익명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한 학생은 “어제 사고 난 거 살짝 보면서 지나갔는데 내가 다 숨을 못 쉬겠더라”며 “심장이 너무 쿵쾅대고 손이 바들바들 떨린다. 자꾸 눈물이 나온다”고 했다.

다른 학생도 “내가 버스에 탔던 학생들이었을 수도, 우리 부모님이 사고 트럭 운전자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부모님께 전화하면서 숨이 턱턱 막히더라”며 “사고 당사자들은 심정이 어떨지 짐작도 안 간다”고 했다.

한 학생은 “제주에서, 그것도 내가 다니는 학교 근처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하니까 너무 기분이 이상하다”며 “(사상자가) 나였더라면, 내 친구였더라면 하는 생각에 너무 마음이 아프다.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에 현경준 제주대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이나 교직원들이나 전체적으로 많이 가라앉은 분위기”라며 “재발방지 대책뿐 아니라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지원할 방안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려고 자체 논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송석언 제주대 총장을 비롯한 제주대 관계자들은 전날 밤 사상자들이 분산 이송된 종합병원 5곳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현장 상황을 살폈다. 소방과 경찰의 사상자 신원조회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현재 제주대는 정확한 인적사항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제주대는 중간고사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피해 학생들의 인적사항이 확인되는 대로 대학·대학원과 협의해 중간고사 생략 등의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심리치료 프로그램 병행 지원도 검토 중이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