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25)의 신상이 공개된 이후 과거 그를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했던 전직 PC방 업주가 이번 사건을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털어놨다.
전직 PC방 업주인 남성 A씨는 김태현이 자신이 운영하던 PC방에서 2015년 초부터 2016년 중순까지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7일 YTN에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김태현을 “순진하고 착한 친구”라고 기억했다. 그는 “그렇게 마음에 들도록 성실했던, 순진했던, 착했던 친구가 내면에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저는 지금도 이해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김태현은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군대를 다녀온 뒤에도 그를 찾아왔을 만큼 서로 친했다. A씨 역시 그런 김태현에게 공짜로 음식을 주고 PC방 이용료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아 수상한 낌새를 알아챘다. 김태현이 가게에서 현금을 훔친 것이다.
2019년 초 A씨는 가게에서 현금이 사라지자 CCTV를 살펴봤고, 김태현이 네다섯 차례에 걸쳐 수십만원을 빼가는 걸 확인했다. A씨는 화가 났지만 젊은 나이에 전과가 남을 것을 고려해 김태현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관계를 끊었다. A씨는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니까 전화상으로만 다음부터 오지 말라고, 네 잘못 알고 있지, 하니까 ‘네, 잘못했습니다’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A씨는 또 김태현이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보였던 충동적인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면적으로 불만이 쌓였었는데 그런 불만을 이 친구가 제대로 표출 못한 거 같다”라며 “주먹으로 과격하게 벽을 친다든가 그런 행위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있었다”고 돌이켰다.
단순 계산을 못할 정도로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그래서인지 또래 아르바이트생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태현은 경찰 조사에서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큰딸이 만남과 연락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주 중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계획이다.
김태현은 과거 성범죄를 포함한 전과 3건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자신의 신음소리를 스마트폰으로 녹음해 여고생에게 수차례 전송했다가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로 지난달 10일 벌금 200만원을, 지난해 여자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안을 훔쳐봤다가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죄로 벌금 2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미성년자였던 2015년 성적 욕설을 해 모욕죄로 벌금 30만원 약식명령을 받기도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