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 3명 중 1명, 코로나 ‘보복소비’ 경험 또는 의향

입력 2021-04-07 11:15

서울 시민 3명 중 1명은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하는 보복소비를 경험했거나 보복소비를 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복소비가 우울해진 마음에 대한 보상 등 개인행복 증진에는 긍정적이지만 가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서울연구원이 7일 발표한 ‘2021년 1분기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보복소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민 1200명 가운데 24.3%가 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보복소비’란 외부요인에 의해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보복소비 최초 시기로는 ‘2020년 4분기’라는 응답 비중이 가장 높았다. 보복소비 분야(1순위 기준)는 ‘음식(건강식품, 식·음료)’(44.0%), ‘전자기기’(20.3%), ‘명품패션/잡화’(13.1%) 순이었다.


보복소비 무경험자 중 앞으로 ‘보복소비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0.1%로 나타났으며 보복소비를 계획하고 있는 분야(1순위 기준)로는 ‘국내·외 여행’이 28.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자기기’(17.4%), ‘음식’(16.3%) 순으로 조사됐다. 보복소비를 하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서는 유경험자의 36.4%가 ‘우울해진 마음에 대한 보상 심리’라고 응답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외출 자제로 인한 미뤄둔 쇼핑 수요’(18.6%), ‘국내외 여행 등의 비용을 소모하는 대체 소비’(18.2%) 등의 순이었다.


보복소비 영향에 대해서는 유경험자의 41.6%가 개인의 행복 증진에는 ‘긍정적’이라고 응답해 ‘부정적’(25.4%) 응답보다 높았다. 하지만 가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유경험자의 50.9%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하며 ‘긍정적’ (17.5%)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민의 체감경기를 대표하는 소비자태도지수는 올 1분기 89.0으로 전 분기 대비 0.4p 하락했다. 소비자태도지수는 2020년 1분기에 최저점(82.8)을 기록한 후 3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다. 소비자태도지수는 100을 넘으면 경제전망이나 소비지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반대를 의미한다.

서울연구원은 “올해 소비자태도지수는 지난 2월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영업 제한이 완화되고, 기저효과도 작용하고 있어 코로나19 발생 전 수준인 90대까지 회복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해볼 수 있다”며 “그러나 코로나19의 재확산,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경기 회복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비자태도지수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현재생활형편지수’는 전 분기 대비 2.9p 하락한 72.9를 기록했고 ‘미래생활형편지수’는 전 분기 대비 2.1p 상승한 96.0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계소득 증가, 보유자산 가치 상승,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인한 경제 활동 재개 기대감 등의 이유로 1년 후 가구 생활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보는 가구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올 1분기 서울시민의 ‘주택 구입태도지수’는 각각 전 분기 대비 2.0p 하락한 53.8로 조사됐다. 주택 구입태도지수는 2분기 상승한 이후 3분기 연속 하락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매수세가 한풀 꺾인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순자산지수는 95.6%로 전 분기 대비 4.0p 상승했는데, 가계 순자산이 증가한 이유로 ‘금융자산이 늘었다’는 응답이 28.6%로 가장 많았다. 고용상황전망지수도 전 분기 대비 4.9p 상승한 74.5를 기록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