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에서 주목 받는 한국 김치…김치 원조는 ‘한국’

입력 2021-04-07 06:02
러시아 국영 언론사 타스통신 홈페이지에 실린 기사의 일부분. 타스통신 갈무리

중국의 김치 원조 주장에도 한국의 김치가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 언론은 김치가 코로나19 발생률과 사망률을 낮춘다는 내용의 독일 연구 결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올해 1분기 김치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5배 이상 증가했다.

7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와 대표 일간지 프라우다 등 러시아 언론 100여곳이 “김치가 한국인의 코로나19 발생률과 사망률을 낮추는 비결”이라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타스 통신 바리보다 스타니슬라브 서울지국장은 ‘소금에 절인 배추(김치)가 한국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데 기여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독일 베를린 의과대학 장 부스케 교수팀이 김치의 코로나19 치료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입증했다”고 적었다. 부스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만성 호흡기 질환 퇴치를 위한 책임자로 일한 경력이 있다.

폐질환 전문의인 부스케 교수는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를 추적했다. 특히 한국인이 김치 등 발효 채소를 즐기는 것에 착안해 김치가 코로나19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기사에 따르면 부스케 교수팀은 한국 김치엔 소화에 유익한 유산균, 항산화 성분, 면역력을 강화하고 코로나19 발생을 예방하는 물질이 많이 함유된 사실을 밝혀냈다. 김치 재료인 배추, 마늘, 고춧가루, 생강에 든 설포라페인 알리신 캡사이신 진저롤 등이 항산화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했다.

부스케 교수팀은 유산균과 항산화 성분의 조합이 코로나19 감염 과정을 완화하고, 기침 설사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은 완화한다고도 주장했다.

부스케 교수팀은 코로나19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임상 연구도 진행했다. 이 연구에서 김치에 포함된 양념과 조미료가 증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스케 교수팀은 “김치를 즐겨 먹으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가는 관문으로 통하는 폐 세포막에서 ACE2(효소)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 저널(Clinical and Translational Allergy)에 실렸다.

풀무원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비건 김치 제품. 풀무원 제공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김치에 대한 관심이 미국 일본 등으로 확대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농식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한 19억81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김치 수출은 4660만 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4%나 증가한 수치다. 증가율만 보면 올 상반기 수출 식품 가운데 김치 수출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대(對) 미국 수출 규모는 850만 달러로 80.6%나 증가했다. 일본에 김치를 수출한 실적은 247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7.9% 늘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김치가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미국에서 대형유통매장에 신규 입점하는 규모가 증가한 점, 일본에서 가정식 수요가 많아진 점 등이 김치 수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