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의 이복동생 함자 빈 후세인 왕자의 가택연금이 촉발한 요르단 ‘왕자의 난’이 이틀 만에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 조짐이다. 국왕을 겨냥한 쿠데타 음모를 꾸민 혐의를 받았던 함자 왕자가 현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서한을 보내면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함자 왕자는 5일(현지시간) 왕가의 중재에 따라 자신의 처분을 압둘라 2세에게 맡긴다는 내용의 서한에 서명했다. 왕실이 공개한 서한에 따르면 함자 왕자는 “나의 처분을 국왕 폐하에게 맡긴다. 나는 요르단의 헌법에 헌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르단 왕실에 따르면 압둘라 2세 국왕은 함자 왕자를 둘러싼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자신의 삼촌인 하산 왕자에게 중재를 맡겼다. 압둘라 2세에게 비판적이었던 함자 왕자는 하산 왕자를 만난 뒤 자신의 입장을 바꿨다고 한다.
앞서 요르단 군경은 함자 왕자가 외세와 결탁해 국가의 안정을 훼손하려 했다며 가택연금 조치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함자 왕자는 자신이 근거 없는 모함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함자 왕자는 공개적으로 압둘라 2세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온 부족 모임을 최근 자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요르단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9명이 새로 지은 국립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산소 부족으로 숨지면서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과 부정부패에 대한 불만이 고조됐었다. 이런 상황에서 함자 왕자가 사망자의 집을 방문해 유족을 위로하면서 국왕에게 사실상 반기를 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