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하중도 맹꽁이 서식지 발견…중도개발프로젝트 차질 우려

입력 2021-04-06 14:29
수컷 맹꽁이가 울음주머니를 부풀려 울고 있다. 뉴시스 제공

강원도 춘천 하중도에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의 서식지가 발견돼 레고랜드 연계 사업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6일 강원도에 따르면 40층 규모의 호텔 건립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춘천 하중도 최상단부 일원에서 맹꽁이 서식지가 확인됐다. 하중도 내 맹꽁이 서식은 인근 주민이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업부지 인근에서 맹꽁이 울음소리를 녹음해 원주지방환경청에 전달하면서 알려졌다.

맹꽁이는 2012년 5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전국 저지대에 분포하며, 땅속에 숨어 지내며 장마철에 번식하는 희귀종이다. 맹꽁이는 번식기에 ‘맹’, ‘꽁’ 하는 독특한 울음소리를 낸다.

도와 강원중도개발공사는 지난해 국내 한 호텔기업과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호텔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사업과 연계한 ‘중도개발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중도개발프로젝트는 하중도 5만8000㎡ 부지에 레고랜드 테마파크와 국제컨벤션센터, 40층 규모의 호텔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맹꽁이 서식이 확인됨에 따라 정밀조사와 서식지 이전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해야 해 사업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멸종위기종 서식이 확인되면 관련법에 따라 현장조사를 통해 서식 규모를 확정해야 한다. 사업개발 등으로 서식지를 이전해야 할 때에는 환경부와 사전협의를 진행하는 절차를 밟는다.

이에 따라 도는 오는 6월까지 맹꽁이 서식지 조사와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로 했다. 7월까지 맹꽁이를 포획해 다른 서식지로 옮길 예정이다. 이후 사업 추진을 위한 문화재 정밀 발굴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맹꽁이 서식지 발견으로 현재 호텔건립을 위한 문화재 발굴 조사는 중단된 상태”라며 “환경청과 협의를 통해 맹꽁이를 안전한 서식지로 옮길 수 있도록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지난해 서식지를 확인한 결과 맹꽁이가 사업부지 내에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맹꽁이 활동 시기인 5~7월 개체 수와 서식지 환경 등 정밀조사를 거쳐 보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