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남자 컬링, 세계선수권서 2위 캐나다 격파

입력 2021-04-06 13:20 수정 2021-04-06 13:29
AP연합뉴스

실업팀 소속도 아닌 한국 남자컬링 국가대표팀(컬링경기연맹)이 생애 처음 나선 세계선수권에서 세계랭킹 2위 캐나다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컬링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열린 2021 세계남자컬링선수권대회 예선 라운드로빈 7차전에서 캐나다에 10대 9 승리를 거뒀다.

이번 세계선수권에 나선 대표팀은 경기도 의정부 중·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스킵 정영석과 리드 이준형, 세컨드 박세원, 서드 김정민, 서민국 선수 겸 코치로 구성됐다. 한국 남자컬링은 세계랭킹 8위지만, 정영석 팀은 이번이 첫 국제대회 출전이다. 실업팀도 구하지 못한 이들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꾸준히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경북체육회(스킵 김창민)의 2년 연속 우승을 저지하고 태극마크를 달아 화제가 됐다. 세계선수권도 선발전 우승으로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캐나다는 세계랭킹 2위의 강국인 데다 대표로 나선 브렌던 보처 팀은 팀 세계랭킹에서도 4위를 달리고 있어 열세가 예상된 경기였다. 하지만 1엔드에 3득점, 4엔드에 2득점한 대표팀은 초반부터 6-1로 크게 앞서며 기선을 잡았다.

캐나다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대표팀은 8-3으로 앞선 8엔드 캐나다에 4점을 내주고 9엔드에도 2점을 스틸(선공 팀이 득점) 당하며 8-9로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마지막 10엔드에 스킵 정영석이 마지막 스톤으로 2득점을 올렸고, 결국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세계선수권 초반 이탈리아, 러시아컬링연맹(RCF), 노르웨이, 스코틀랜드, 덴마크에 5연패를 당하며 데뷔전을 혹독하게 치른 대표팀은 전날 네덜란드전(5대 4 승)에 승리한 뒤 “비현실적이다. 세계선수권에서 첫 승을 거두는 꿈이 실현됐다”며 감격스러워한 바 있다. 이번엔 강호 캐나다까지 제압한 대표팀은 2연승을 달리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티켓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14개 팀 중 6위 안에 들어야 획득할 수 있다. 예선에서 1·2위에 오른 팀은 준결승에 직행하고, 3위-6위, 4위-5위 팀은 준결승 티켓을 두고 격돌한다. 대표팀은 현재 11위(2승5패)를 기록 중이고, 7일 중국과 스웨덴, 8일 독일, 9일 일본과 스위스, 10일 미국과 경기할 예정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