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쿄올림픽 불참”… 文 정부 ‘평화 구상’ 무산

입력 2021-04-06 10:34 수정 2021-04-06 12:04
김일국 북한올림픽위원장 겸 체육상이 지난 3월 26일 북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보고하고 있다. 북한 체육성은 6일 “총회에서 도쿄올림픽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이 코로나19 대유행을 우려해 도쿄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올림픽을 통해 북한과 대화의 물꼬를 트려던 우리 정부의 계획은 무산됐다.

북한 체육성은 6일 ‘조선체육’ 홈페이지를 통해 “조선(북한)올림픽위원회는 총회에서 악성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위원들의 제의에 따라 제32차 올림픽 경기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북한 체육성은 앞서 지난달 25일 화상 회의 방식으로 진행된 북한올림픽위원회 총회를 마친 뒤 불참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진행된다. 북한은 약 2주간 도쿄, 지바, 사이타마 등지에서 체류하는 올림픽 본선 기간 외에도 개막 전까지 약 3개월간 다른 국가에서 펼쳐질 올림픽 예선을 참가하는 과정에서 방역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불참을 선언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화가 단절된 한국·미국, 대립 상황이 계속되는 일본과의 관계도 의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위한 경로의 하나로 지목해왔다. 통일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해외 관객의 올림픽 관전 불허가 결정된 뒤 남북 대화 재개 불발 가능성에 대해 “주어진 여건과 상황에 맞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의 계기가 될 방안들을 계속 찾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불참으로 도쿄올림픽 33개 종목의 판세가 크게 뒤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하계올림픽에서 메달 주력 종목이 희박하다. 21세기 들어 메달을 수확한 종목은 역도·기계체조에 집중돼 있다. 한 번의 대회에서 수확하는 메달 합계는 10개 이하다.

북한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해 종합 34위에 올랐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올림픽을 한반도 평화와 남북 간 화해협력을 진전하는 계기로 만들길 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성사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