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단체들 “길원옥 할머니, 갈비뼈 통증호소 없었다”

입력 2021-04-06 09:17 수정 2021-04-06 11:16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2017년 베를린 방문당시 무대 위에 올라 활짝 웃고 있다. 코리아협의회 제공

재독시민사회단체들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과거 갈비뼈가 부러진 채 반강제적으로 해외 일정을 소화했다는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당시 길 할머니가 통증을 호소하거나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었다는 것이다.

코리아협의회, 한민족유럽연대, 재독한국여성모임, 민중문화모임,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베를린지회 등은 5일(현지시간) 공동성명에서 “2017년 12월 1일 독일에 도착해 같은 달 6일 독일을 떠날 때까지 할머니의 갈비뼈가 부러진 사실도, 그러한 통증을 호소하거나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었다는 것을 명확히 밝힌다”고 밝혔다.

앞서 여명숙 전 게임물관리위원장은 자신의 유튜브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대협 상임대표로 있던 2017년 12월 독일 일정에 동행한 길 할머니의 갈비뼈가 골절된 사실을 숨기고 끌고 다니며 노래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 의원은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라며 강하게 부인한 상황이다.

재독단체는 이를 두고 “최근 유튜브를 통해 2017년 독일 방문 당시 ‘할머니의 갈비뼈가 부러졌는데도 끌고 다니며 노래를 시켰다’는 식의 악의적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에 격한 분노를 느낀다”며 “긴 세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연대해 함께해온 독일 시민사회와 동포들에게 큰 상처와 분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일본국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2017년 12월 독일 베를린 방문 당시 베를린장벽 앞에서 재독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정대협 대표)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코리아협의회 제공

이들 단체는 당시 상황에 대해 길 할머니가 당시 유럽연합(EU) 의회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결의안 채택 10주년을 맞아 1주일 일정으로 베를린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독일과 유럽의 여성인권단체들, 학자, 정치인 등과 협력해 결의안 이행을 요구하고 전시 성폭력 중단을 위한 논의를 끌어내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거짓으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을 폄훼하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베를린의 평화의 소녀상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기까지 유럽 전역으로 반인도적 인권유린의 역사가 널리 알려지고 연대가 터 잡기까지 길 할머니의 숭고한 발걸음이 밑거름이 됐다”며 “일본군 성노예 피해를 딛고 일어나 정의의 상징이 돼준 피해자들의 헌신을 폄훼하는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허위사실 유포를 즉각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