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치 행보 우려” 글에 檢내부 갑론을박

입력 2021-04-05 17:42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마스크를 벗어 본인 인증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행보가 우려된다는 검찰 내부망 글에 수십개의 댓글이 달리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이미 퇴직한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댓글도 다수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완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은 지난달 검찰 내부망에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전직 총장의 정치 활동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염원과 모순돼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의 수장이었던 분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늘리는 방향이 무엇인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 가능성에 대해 검찰 내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 것은 박 지청장의 글이 처음이었다. 박 지청장은 그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각종 정책 및 행보에 대해 비판해왔었다.

이 글에는 현직 검사와 수사관 등이 댓글을 달았다. 장진영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는 “더 이상 현직 총장이 아닌 분을 검찰 내에서 소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을 위해 총장직을 끝까지 수행하고 싶었던 그 분을 현 상태로 내몬 원인이 무엇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장 검사는 앞서 검찰 내에서 처음으로 추 전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었다.

신헌섭 서울남부지검 검사는 “자연인 윤석열이 정치를 하든 무엇을 하든 SNS가 아닌 검사 게시판에서 왈가왈부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정치를 한다면 유권자인 국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적었다. 송혜숙 서울동부지검 검사는 “긁어 부스럼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은 가치판단을 하기에는 너무나 이른 시기가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아직 윤 전 총장이 정치를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최소연 검사는 “게시글에 달리는 검사들의 댓글이 마치 전직 총장의 정치 참여에 대한 찬반 투표처럼 비치게 될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