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각 국가들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적색, 황색, 녹색으로 구분해 여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과학자들은 이 접근법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지 못해 또 다시 대유행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에서 제일 먼저 대규모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이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곧 해외여행을 재개한다고 AFP통신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단계적 봉쇄완화 조치에 맞춰 이날 해외여행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계획이다.
영국은 잠정적으로 다음달 17일부터 해외여행을 추진하고, 코로나19 위험도에 따라 녹색과 황색, 적색 등 3단계 신호등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바이러스 위험이 낮은 녹색 국가를 여행하는 이들은 여행 전과 후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 된다. 황색이나 적색 국가를 여행하고 돌아온 경우에는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어느 나라가 녹색으로 분류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나라의 문을 가능한 한 안전하게 다시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새 여행 시스템은 백신 접종에 따른 영국의 진전 상황을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도 여행객들에게 명확한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영국에선 3100만여명이 코로나19 백신 1회차 접종을 마쳤다. 2회차 접종까지 왼료한 인구는 500만명 가량이다. 오는 8일부터는 잉글랜드 지역에서 주 2회 코로나19 신속검사도 무료 제공된다. 신속검사를 대거 확대, 무증상 코로나19 감염자를 걸러내 확산 고리를 끊어낸다는 계획이다.
다만 영국 정부가 적색, 황색, 녹색으로 국가를 구분해 여행을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브리스톨대학의 공중보건 초빙교수인 가브리엘 스칼리는 “개별 국가의 상황을 보는 건 간단하지 않다. 영국은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섞일 것”이라면서 “가을 쯤 대유행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영국 성인 중 40% 가량이 여전히 바이러스로부터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함에 따라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랜드 카오 에든버러대학 전염병학 교수는 몇몇 장소로 이동을 제한하는 것은 그 지역을 코로나19 감염 유행지로 만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약한 곳에서 가까운 사람들이 함께 만나는 것은 더 많은 전염 사례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