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용상황 전국 대비 악화…제조업 위축 심화

입력 2021-04-05 15:45

부산의 지난해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3만6000명이 줄었다. 이는 2.1% 감소한 수치로, 0.8% 감소한 전국보다 2배 이상 높았고, 대구(2.9% 감소)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부산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는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이후 부산 고용상황 변화와 원인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전국은 대면 소비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 고용 부진이 제조업보다 크게 나타났지만, 부산은 제조업 고용상황이 크게 악화했다.

부산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에 전년 대비 2만 9000명(-10.2%) 감소했다. 이는 전체 취업자 감소 3만 6000명의 80.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전국 제조업은 1.2% 감소하는 데 그쳤다.

반면, 부산 서비스업은 취업자가 감소하기는 했지만, 전국보다는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영향이 심했던 지난해 상반기(4월) 기준 부산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만8000명(-1.5%)이 줄었지만, 전국 평균(-2.6%)과 비교하면 0.9%P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의 산업별 영향에서 부산이 전국과 다른 양상을 보인 것이 지역 노동시장의 경제 위기 대응력이 취약한 점을 비롯해 비자발적 이직자 급등과 구인 감소, 고용 탄력성 약화 등을 지적했다.

연구원은 또 부산은 산업구조가 취약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대응력이 약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부산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해고·감원·폐업·일거리 부족 등으로 인한 사업체 비자발적 이직자가 단기간 급등했다.

보고서는 부산 제조업 고용 악화가 전국보다 더 심했던 원인에 대해 지역기업의 제조업 환경변화 대응력이 취약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더해져 생산 위축이 가속화한 때문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제조업 생산이 전국은 전년 대비 0.3% 감소한 데 반해 부산은 92.7에서 84.9로 8.4% 감소했다.

부산연구원은 부산 고용상황 변화에 대해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한 성장과 일자리 창출 연계 강화와 경기대응력 제고 등 대응 방안을 제안했다. 제조업 고부가가치화, 비교우위 지식서비스산업 육성, 신성장산업과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육성, 지역 중소 제조업 업종 다각화 및 전환에 필요한 지원책 강화, 영화·영상·콘텐츠·MICE 등 부산 비교우위 지식기반서비스산업 육성,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육성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기업과 지역 대학 간 연계 강화 등이다.

부산 서비스업 고용이 전국보다 선전한 원인에 대해서는 서비스업 자영업자 증가를 꼽았다. 지난해 상반기 부산 서비스업 자영업자는 자영업 비중이 높은 업종이 많이 증가해 전년 동반기대비 1만1000명(3.4%)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도매 및 소매업 35.1%, 숙박 및 음식점업 32.0%, 부동산업이 33.8%,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이 39.7%로 자영업 비중이 30%를 웃돌면서 도매 및 서비스업 15.1%, 숙박 및 음식점업이 13.7%,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이 25.3% 증가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