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5일 서로를 향해 어색하게 칭찬을 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의 칭찬할 점을 꼽아달라는 사회자의 요청에 “(오 후보는) 일단 언변이 굉장히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MBC에 그 당시 ‘오 변호사 배 변호사’라는 법률상담 프로그램을 할 때 그런 방송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언변이 뛰어나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또 “(오 후보가) 패션 감각이 다른 분보다 뛰어나지 않나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굉장히 스탠딩 토론을 좋아하시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닌가. 오늘도 고집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 후보는 “한국 사회가 사실은 여성들에게 유리천장이 있지 않나”라며 “박 후보의 집념과 열정이 바탕이 돼서 그런 것을 계속해서 돌파하고 돌파해서 4선 의원까지 하시고 장관까지 하시고 이런 과정에서 얼마나 여성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물이 많았겠나”라고 평가했다.
오 후보는 “그걸 다 돌파하시고 이렇게 올라오셔서 장관을 마친 후 서울시장까지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딸들에게 모범사례가 되는 그런 여성으로서 성공한 커리어 우먼으로서 경력이 아마 많은 젊은 여성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장점이 아닌가 생각을 해 봤다”며 “아무쪼록 끝까지 승승장구하셔서 정말 대성하는 정치인으로서 귀감이 돼 주시면 젊은 여성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짧은 칭찬이 끝나고 두 후보는 서로를 향한 날선 비판을 주고 받았다.
오 후보는 민주당이 보궐선거의 책임을 제공하는 경우 무공천하기로 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을 비판하며 “박영선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 후보가 거짓말의 본체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하지 않았나. 그런데 거짓말을 하지 않았나. 규정까지 바꿔가면서 나온 것 자체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무슨 그런 말을 하나”라며 “상대 후보에 대해 제 존재 자체가 거짓말이라고 하나. 그건 아주 몹쓸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앞서 두 사람은 내곡동 측량 현장 입회 여부를 둘러싼 거짓 해명 논란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오 후보는 “국장 전결을 제멋대로 한 게 아니라 규정이 있었다”며 “그린벨트 해제도 예정지구로 고시한 때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에 대해 구역을 해제한 것으로 본다는 국민임대주택법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남이 기자회견을 안 하느냐고 하는데 진실을 밝히려면 내버려두면 된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진실을 밝히려면 내버려두면 된다는 말에 진실이 숨어있다. 이명박 BBK도 13년 만에 밝혀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한 세트이지 않았나. 이명박 대통령 시절 시장이었다”라고 지적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