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가 ‘송파둘레길 벚꽃 8경’을 선정했다. 도심 속 자연하천을 끼고 있는 송파둘레길은 석촌호수에 버금가는 서울 최대 벚꽃 명소이자 도보 관광코스로 손색이 없다.
송파둘레길 벚꽃은 2019년~2020년 주민들이 성내천 일대에 왕벚나무 374주를 직접 심어 조성했고 내후년 즈음에는 전국적인 벚꽃 명소로 거듭날 것으로 송파구는 기대하고 있다. 송파둘레길은 송파구 외곽을 따라 흐르는 4개 하천(성내천, 장지천, 탄천, 한강)을 연결하는 길로 자연과 수변공간, 생태하천이 어우러진 21㎞의 순환형 도보관광코스다.
송파둘레길 벚꽃 8경은 ▲아산병원 인근 950m 구간 ▲파크리오아파트 옆 1㎞ 구간 ▲올림픽공원 북1문~북2문 350m 구간 ▲성내천 보행터널~성내5교(물빛광장) 700m 구간 ▲성내5교~4교(물놀이장) 260m 구간 ▲아이코리아 옆 옛 군부대 진입로 270m 구간 ▲파인타운 10~13단지 800m 구간 ▲가든파이브 옆 제방길 650m 구간이다.
우선 성내천을 따라 아산병원 건너편에 조성된 벚나무 414그루가 장관이다. 수령 15년~20년의 벚나무 행렬은 벚꽃터널을 이룬다. 파크리오아파트 옆 둑길 1㎞ 구간도 6800세대에 이르는 대단지 아파트와 297그루의 벚꽃 터널이 조화를 이루며 빼어난 경치를 자아낸다. 벚꽃 사이사이로 고개를 내민 개나리꽃은 봄의 화사함을 알린다. 2호선 잠실나루역에서 가깝다. 1경과 2경을 건널 수 있는 다리에 서면 성내천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 시원한 봄바람을 느낄 수 있다. 이 주변에서는 최근 수달(천연기념물 330호)이 찾아올 정도로 생태하천으로 태어났다. 올해부터 ‘성내천 생태하천 조성 시범사업’으로 몽촌 펌프장에서 성내천 하류 수질을 개선하고 전망쉼터와 산책로 개선이 추진된다. 풍납토성 역사탐방로도 연결돼 있다.
올림픽공원 북1문~북2문 350m 구간은 롯데월드몰을 배경으로 올림픽공원까지 한 폭의 그림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있다. 구간은 짧지만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산뜻하게 정비되어 있다.
성내천 보행터널~성내5교(물빛광장) 700m 구간에 들어서면 벚꽃4경이 반긴다. 2007년 식재한 벚나무 366그루가 아름다움을 뽐낸다. 이중 130그루는 주민이 직접 심은 나무다. 여름이면 조롱박과 오이가 열릴 에코 터널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상단 도로와 건너편 자전거도로변에도 벚꽃이 흐드러진다. 물빛광장 주변에는 아이들의 놀이공간 바닥놀이가 그려져 추억을 생각하게 한다.
성내5교~4교(물놀이장) 260m 구간에는 2008년에 심은 55그루의 벚꽃나무와 개나리가 함께 피어 더욱 화려하다. 건너편 자전거 도로에는 밤에 빛을 발하는 은하수 산책로가 낭만을 자아낸다. 주변 벽천분수와 물놀이장은 여름철 물장구 치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공간이다. 인근 지하철역 유출 지하수가 일부가 연결돼 있다.
아이코리아 옆 옛 군부대 진입로 270m 구간 장지천길은 숲길인 장지공원과 장지천으로 이루어졌다. 이중 43그루의 벚나무가 꽃피는 6경은 예전 군부대 진입 폐도로 부지를 활용했다. 그간 주민들의 접근이 불가한 지역이었으나, 송파둘레길 사업을 통해 주민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주변에는 소규모 생물서식지가 조성되었고, 이팝나무 등 9종 5,120주의 나무가 추가 식재됐다.
파인타운 단지 옆 7경은 장지천을 따라 송파대로6길 도로 양옆에 줄지어선 102그루의 벚꽃이 장관을 이룬다.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비는 봄의 감상에 취하게 한다. 이곳은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 개선공사가 한창이다. 올해 5월이면 보다 안전한 산책로가 조성될 전망이다.
장지천길 끝자락에 이르면 마지막 벚꽃8경이 기다린다. 가든파이브 옆 제방길 650m 구간에는 아치 형태의 입구가 반긴다. 바닥은 돌담길로 만들어 걷기 편하다. 이 길을 따라 228그루의 벚나무가 하늘을 가득 채워 벚꽃정원을 만든다. 이곳은 예전 동남권 유통단지 건설이 되면서 도로 개선 사업으로 폐 도로를 공원으로 만든 곳이다.
송파구는 오는 11일까지 ‘벚꽃 전시’ ‘벚꽃 소원나무 만들기’ ‘시민참여형 공공예술프로젝트’ 등 소규모 행사·전시를 개최해 석촌호수 벚꽃축제를 대신하고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5일 “지역 주민들에게 다년간 검증되었으나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은 벚꽃 명소인 ‘송파둘레길 벚꽃 8경’을 적극 홍보해 더 많은 관광객들이 21㎞의 수변길을 따라 안전하게 벚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