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떼탕’ 조롱에 정청래 “생태탕 사장님들 들고 일어날 일”

입력 2021-04-05 08:11 수정 2021-04-05 11:06
좌측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오측은 조수신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생태탕 논란을 두고 ‘생떼탕’이라고 조롱한 국민의힘을 향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는 군요’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과 함께 “국민의힘 ‘민주당, 생떼탕’ 끓이나…그래봤자 지지율 안 올라”라는 제목의 기사를 첨부했다. “승리의 기쁨을 잊은 지 너무 오래돼 그런지 이 사람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리고 있다”고 운을 뗀 정 의원은 “선거 다 이긴 양 축배를 들고 취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곡동 안고을 식당 주인은 평범한 일반 국민이다. 일반 국민과 오세훈 중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이 분이 무슨 이득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겠나. 오세훈이 생태탕을 먹고 갔다는 식당 주인의 증언을 안주거리로 삼아 생떼탕을 끓이느니 어쩌니 떼거지로 생떼를 쓰고 있다”고 했다.

“식당 주인에 대한 모욕을 일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 정 의원은 “다른 때보다 특히 선거 때는 다소 귀에 거슬리더라도 일반 국민의 목소리에 더 경청하고 낮은 자세를 보여야 하거늘 오히려 생태탕을 생떼탕이라고 조롱하고 모욕을 주다니”라고 했다.

그는 이어 “생태탕 식당 주인을 생떼탕 식당 주인으로 만들어 버렸다. 증언자를 화나게 하면 더 큰 증거물을 가지고 나올 수 있다고 나는 예상한다”며 “국민의힘 측의 ‘생떼탕 조롱’은 전국의 생태탕집 사장님들이 화나서 들고 일어날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오만방자하게도 ‘식당 주인 당신은 떠들어라. 그래도 우리는 이미 다 이겼다. 끝났다’라는 오만방자함이 아니라면 생떼탕 운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평가한 정 의원은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전통을 깨고 샴페인 터트리며 취해서 비틀거리는 국민의힘이여, 뚜껑 열리 전에 사람들 뚜껑 열리게 하면 어떤 꼴을 당하는지 지켜보겠다. 우리는 더 낮게, 더 겸손하게, 더 열심히 선거운동 하겠다”고 했다.

앞서 오 후보가 2005년 서울시 서초구 내곡동 처가 땅 측량 이후 인근 식당에서 생태탕을 먹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인근에서 생태탕 식당을 운영했다는 한 제보자는 지난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세훈 후보가 내곡동에 왔고 식당에도 들러 생태탕을 먹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29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선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조수진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대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과 박영선 후보, 김어준의 ‘정치공작소’가 생떼탕을 끓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16년 전 봤다는 바지의 재질과 색, 페라가모 구두가 생떼탕의 밑재료라 한다. 고약한 ‘공작’의 악취만 진동할 뿐 현명한 서울시민이 속을 리 없다”고 적었다.

해당 식당 주인의 아들은 “오 후보가 분명히 우리 가게에 왔다”고 거듭 밝히며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는 한겨레를 통해 4일 “어머니를 설득해 오 후보가 생태탕을 먹으러 왔다는 사실을 언론에 밝혔는데 마치 거짓말쟁이가 된 것 같은 지금 상황에 화가 난다”며 “5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명명백백히 사실을 밝히겠다. 신용카드 단말기를 업체로 가지고 가 결제 내역까지 모두 받아오겠다”고 했다.

오세훈 후보도 이날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세빛섬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관계에 맞지 않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며 “혹세무민한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쉽게 넘어갈 분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