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국수’ 김인 별세…향년 78세

입력 2021-04-05 06:25 수정 2021-04-05 11:09

한국 바둑의 거목 김인 9단이 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8세다.

고인은 4일 오전 9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2006년 위암 수술을 받은 뒤 십수년간 큰 어려움 없이 생활했으나 최근 상태가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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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김9단은 1958년 프로로 입단했으며 1962년 도일해 기타니미노루 9단 문하에서 유학했다. 1963년 귀국해 국수 6연패, 왕위 7연패, 패왕 7연패 등 통산 30회 우승, 22회 준우승의 성적을 거두며 1983년 9단으로 승단했다.

특히 1966년 10기 국수전에서 한국 바둑 개척자인 조남철 9단을 꺾고 한국 바둑계에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1년 15기까지 6연패를 달성하면서 ‘김 국수’ ‘영원한 국수’로 불렸다.

63년간 프로생활을 하며 통산 1563전 860승 5무 703패를 기록했다. 1968년 달성한 40연승은 아직까지 한국바둑 최다연승 부동의 1위로 기록돼 있다.

생전 고인은 실력뿐만 아니라 중후한 기풍과 인품으로 후배와 팬들의 존경을 받았다. 상금과 대국료로 가난한 동료,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베푼 미담도 많다. 평생 바둑의 이치와 도를 고수했고 승부의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했다.

카메라 앞에서 짧은 시간 내에 바둑을 두는 TV대국이 바둑의 본질에 어긋난다며 평생 참가하지 않았다. 2007년 김9단의 고향 강진에서 ‘김인 국수배’라는 아마추어 대회가 차설되기도 했으며 이 대회는 이듬해부터 국제시니어대회로 업그레이드돼 이어지고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임옥윤씨와 1남이 있으며 장례는 한국기원장으로 치러진다. 한국기원이 한국기원장을 치르는 것은 2006년 조남철 9단 이후 처음이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 10시, 장지는 경기도 광주 시안추모공원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