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어쓰겠다”는 구미 여아 친모… 지인엔 ‘연하남 자랑’

입력 2021-04-05 06:05 수정 2021-04-05 10:54
사망한 구미 3세의 친모 석모씨(왼쪽 사진)과 석씨의 딸 김모씨. 뉴시스

구미 3세 여야 사망 사건과 관련해 친모로 밝혀진 석모(46)씨가 본인이 덮어쓰겠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MBC ‘실화탐사대’는 지난 3일 방송된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 후속편에서 석씨의 남편은 “아내가 울면서 딸은 지금 어린 둘째가 있으니 자기가 덮어쓰겠다고 하더라”며 “우리 손에서 해결할 수 없다고 하고 내가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석씨는 지난 2월 9일 둘째 딸 김씨의 빈집에서 죽은 아이를 제일 먼저 발견한 당사자다. 당시 딸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를 치우겠다고 말했다. 현장에 석씨는 남편과 함께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배상훈 범죄심리분석관은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데 대놓고 노출시켰다”며 “(남편의) 공범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석씨는 5번째 DNA 검사에서도 숨진 여아의 친모라고 결과가 나왔지만 석씨는 물론이고 가족들도 여전히 출산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석씨가 딸 김씨와 비슷한 시기에 임신 및 출산을 한 후 ‘아이 바꿔치기’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속 중인 딸 김씨는 가족과의 면회에서 “범죄사실이 아닌 건 계속 아니라고 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석씨는 “(경찰이) 둘째 딸(김씨)이 구치소 안에서 자해를 하니 ‘딸을 위해서라도 사실대로 이야기하라’고 경찰이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석씨는 또 “경찰도 답답하겠지. 아무것도 나오는 게 없으니까 답답한 거야. 왜 답답하겠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구속 중인 석씨와 딸 김씨를 각각 다른 교도소에 분리 수감해 혹시 있을지 모를 상호 간 정보 공유나 공모 등을 원천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캡처

한편 석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내연남의 존재를 고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석씨의 한 지인은 해당 방송에 출연해 “석씨가 원래 회색, 검은색 면티만 입고 다녔다. 화장기도 하나도 없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 화려하게 점점 꾸미고 다녔다”고 전했다.

지인 A씨는 “석씨가 남자 있다는 얘기도 했었다”고, 지인 B씨는 “자기를 좋아하는 연하남이 있었다고 술자리에서 한두 번 얘기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집에 오면 너무 재밌게 산다고 부러워했다. 항상 부부 사이 안 좋은 걸 얘기했다. 석씨 남편이 자신을 여자처럼 안 봐주고 안 아껴준다고 했다. 13살 차이가 나는데”라고 말했다.

지인들은 석씨가 사망한 여아에게 애정을 많이 쏟았다고도 언급했다. 한 지인은 아이가 생후 100일 됐을 때 40분 거리에 있는 본인의 집에 데려와 자랑까지 했다고 얘기했다.

경찰은 석씨가 2018년 1~2월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던 점으로 미뤄 조력자 등의 도움을 받아 출산 후 자신의 딸 김씨가 낳은 아이와 바꿔치기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혐의를 입증하진 못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석씨에 대해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유기 미수 혐의로 5일 기소할 방침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