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하루 500명이 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자 정부는 ‘4차 유행의 갈림길’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말 3차 유행 초기와 비슷한 양상이지만 중증 환자가 적고,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점이 과거보다 유리하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미국, 유럽 등 백신 접종이 상당히 이뤄진 국가들도 유행이 재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국내 상황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4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43명 늘어 총 누적 확진자 수가 10만527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번 주에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강도 높은 방역대책을 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상황이 더 악화되면 방역 역량의 분산으로 예방접종도 차질이 발생하고 긍정적인 효과가 더 늦춰질 것”이라며 “‘예방접종이 진행 중이니 괜찮다’가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감염으로부터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실제 주요 방역 지표는 대부분 나빠졌다. 이번 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477.3명으로 직전 주(421.6명)보다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400~500명) 범위 수치다. 60세 이상 고위험군 환자도 119.0명으로 평균 19.9명 늘었다. 감염경로 조사 중 비율은 28.3%에 달하면서 최근 한달 새 가장 높았다.
정부는 현 상황이 아직 4차 유행에 진입했다고는 보지 않았다. 거리두기 강화는 상황을 더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3차 유행의 상황을 되짚어보면 선제적 조치가 지금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비록 3차 유행보다 중증환자나 사망자가 많지 않고,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지만 결코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최근 발생한 집단감염 중 가장 규모가 큰 부산 유흥주점과 관련한 확진자는 이날 0시까지 누적 233명으로 늘었다. 연제구 노인복지센터와 관련한 확진자는 53명에 달했다. 서울 서초구 교회와 관련해 17명이 확진됐고, 광주 소재 A교회 및 집회와 관련해서는 8개 시·도에 걸쳐 71명이 감염됐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 방문판매업, 실내체육시설,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증가해 적극적으로 점검을 할 예정”이라며 “점검 결과 수칙 위반이 발견되면 지역적으로, 전국적으로 해당 업종에 대한 운영 제한을 강화하거나 집합금지하는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