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요 신문이 4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회담에 대해 “고민에 빠진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요미우리신문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중국이 한·미·일 연대에 쐐기를 박는 수단으로 한국을 향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지만 북한 비핵화를 위해 중국의 영향력에 기대지 않을 수 없다”고 풀이했다.
더불어 요미우리신문은 “문재인 정부의 중국 배려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2월 취임한 정 장관의 첫 해외 방문지가 미국이 아닌 중국인 점을 강조하면서 “북한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안보와 경제를 각각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 입장에선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할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중국이 자국을 겨냥한 ‘포위망’ 전략을 펴는 미국 외의 국가와 관계 개선을 모색해 왔지만 홍콩이나 영토 문제 등으로 유럽 국가 및 일본과도 관계가 악화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다른 입장을 보이는 한국의 존재는 귀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신문도 “미·중 간 대립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동맹국인 미국과 경제 의존도가 높은 중국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에서 한미일 3개국 안보실장 회의가 열린 뒤 곧바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중국에서 개최된 점을 거론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당분간 미중 양쪽을 바라보는 외교를 계속할 것이다. 미국이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동북아 정세를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