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국왕 이복동생 가택연금… 국왕 축출 모의했나

입력 2021-04-04 17:15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의 이복동생 함자 빈 후세인 왕자가 요르단군에 의해 가택연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언론들은 함자 왕자가 현 국왕을 축출하는 쿠데타 시도에 연루됐다고 보도했지만 함자 왕자 본인은 쿠데타 모의설을 부인했다.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 외신들은 요르단군이 3일(현지시간) 수도 암만에 위치한 함자 왕자 자택을 압수수색했으며 그를 사실상 구금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바셈 아와달라 전 재무장관과 왕실의 일원인 샤리프 하산 벤 자이드도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중동 지역 사정에 정통한 고위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함자 왕자가 현 국왕인 압둘라 2세 축출 음모를 꾸민 혐의로 자택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음모에는 최소 한 명 이상의 요르단 왕실 인사와 부족장, 요르단 정계 및 안보 기관 관계자가 연루됐으며 외국 세력의 뒷받침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미확인 정보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가디언은 요르단 정보당국이 함자 왕자가 압둘라 국왕에 대한 쿠데타 기도에 연루됐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군경이 그의 자택을 급습했다고 전했다.

요르단군은 공식 성명을 통해 함자 왕자에게 요르단의 안정과 평화를 해칠 수 있는 행동을 중단토록 촉구했으며 그를 현재 조사 중이라고 확인했다. 요르단군은 왕자가 군경에 체포됐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그에 대한 포괄적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함자 왕자는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영국 BBC방송에 전달한 동영상에서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의 일환으로 자신이 가택연금 상태에 있으며 쿠데타 연루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함자 왕자는 요르단군 참모총장이 3일 오전 자신을 찾아와 외출과 타인과의 면담, 전화통화를 하지 못하도록 요구했으며 전화와 인터넷도 단절됐다고 주장했다. 참모총장은 함자 왕자가 국왕을 비난하는 모임에 참석했기 때문에 벌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그는 음모에 가담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압둘라 국왕과 함자 왕자의 아버지인 후세인 전 국왕은 생전에 네 차례 결혼해 11명의 자녀를 두었으며, 함자 왕자는 네 번째 부인인 누르 왕비와 사이에서 태어났다. 험자 왕자는 2004년 압둘라 2세 국왕으로부터 왕세제 지위를 박탈당한 뒤 야인으로 지내왔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