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조인 코스피 기업, 지난해 매출 줄었는데 순이익은 늘었다

입력 2021-04-04 16:41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들의 매출액은 감소했으나, 수익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맨 결과로 풀이된다.

4일 한국거래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법인 597곳(금융업 제외)의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961조763억원으로 전년보다 3.7%(75조4415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07조4072억원으로 전년 대비 3.2%(3조3323억원), 순이익은 63조4533억원으로 18.15%(9조7494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보인다. 다만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53%, 6.41% 줄어들었다.

코로나19발(發) 충격은 업종별 성적도 갈랐다. 코스피에서 전년 대비 매출액이 증가한 업종은 의약품(13.48%), 의료정밀(11.01%), 음식료품(5.94%), 전기전자(4.32%) 등이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이 포함된 운수창고업의 매출액은 16.40% 줄어들며 감소폭이 가장 컸다. 또 화학(-12.28%), 철강금속(-8.22%), 유통업(-6.30%) 등 12개 업종의 매출이 줄어들었다.

유동성 장세에서 증권사 등 금융업의 실적은 크게 호전됐다. 연결 기준 금융사 42곳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11.8%, 8.40% 올랐다. 특히 증권은 유례 없는 증시 활황으로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각각 48.36%, 30.96% 급증했고, 보험사도 40.13%, 35.02% 증가했다. 반면 은행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21%, 4.67% 감소했다.

당기 순이익 흑자를 기록한 상장 기업은 418곳(70.02%)이었고, 적자를 본 기업은 179곳(29.98%)이다.

코스닥 상장 기업(1003곳)의 경우 전년 대비 연결 기준 매출액(3.44%), 영업이익(12.10%), 순이익(3.97%)이 모두 증가했다. 한국거래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비대면) 업종이 코스닥 기업의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정보기술(IT) 업종 가운데 소프트웨어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5.17%, 123.39% 급증해 상승폭이 컸다. 디지털컨텐츠(영업이익 37.67%, 순이익 38.12%), 반도체(영업이익 25.39%, 순이익 42.30%)의 실적도 크게 좋아졌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